<지난호에 이어서>

4. 날카로워진 신경을 쉴 수 있도록 

어떤 유명한 목사는 열과 혼을 다하여 은혜로운 집회를 마친 후 몰려오는 허무함과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숙소에 심부름 온 교회 여직원 품에 안겼다고 그 여직원에게 직접 들은 적이 있다. 

모든 힘, 기, 정력, 마음을 다 쏟아 붓고 강단에서 모든 스팟라이트를 받고 수많은 성도들에게 목사님, 목사님 하고 추켜세움 받다가 강단에서 내려와 집에 돌아오면 허탈한 마음이 온 몸과 마음을 휩쓸어 마귀에게 틈을 주기도 한다. 

보통 주일 새벽부터 몇 부 예배를 드리고 여러 가지 모임에서 일 처리하고, 여러 성도들과 말하고 듣는데 신경을 곤두세우다가 주일 저녁 집에 오면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어져 기운은 없고 꼼짝도 하기 싫고 아이들이나 아내가 말을 걸어와도 부담이 된다. 

그때 텅 빈 마음을 채워주고 기분 전환을 해 줄 대상이 필요하다. 

"수고하셨어요", "힘드셨지요" 하는 따듯한 말, 수고를 인정해 주는 말도 필요하지만 몇 수십년 보고 살아온 아내가 뭐 그리 새롭고 자극제가 될 리도 없고 하니 좋은 TV프로나 흘러간 명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책, 웃을 수 있는 유머,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좋아하는 음식 등을 마련하고 조용하고 아늑하고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일 저녁만은 팽팽했던 긴장된 신경을 풀고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멍때리기가 필요할 것이다. 

'한국가정사역연구소'의 추부길 원장(목사)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는 글에서 배가 항구에 정박하여 바다의 위험과 항해의 피곤함에서 평안과 재충전을 받듯이 밖에서 활동하던 남자는 가정(여자)에 돌아와 안식을 얻고 평안을 누리는데 항해하던 배가 항구에 정박하려면, 첫째 배가 정박할 수 있을 만큼 수심이 깊어야 하듯 아내의 마음 씀씀이가 깊어야 하고, 둘째 파도가 일지 않는 것 같이 잔소리나 바가지가 없어야 하며, 셋째 항구에 암초가 없어야 함 같이 싸움을 걸지 않아 남편이 밖에서 빙빙 돌지 않도록 가정을 지켜 주는 아내에게 평안한 정박을 할 수 있어야 행복하고 성공적인 가정과 목회가 된다고 했다. 

5. 고립이 목회자의 정서를 악화 

어느 목회자도 불량하고 범죄하고 허랑방탕하고 아내와 가족과 자신을 불행하게 하려고 목사가 된 사람은 없다. 

처음에는 모두 주님을 사랑하고 뭇 영혼들을 사랑하고 자신을 바쳐 좋은 일을 하려고 착하고 복음적인 마음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각기 다른 성품과 배경의 수 많은 사람들을 돌보고 이끌어 가야 하는 교회, 그 어려운 목회로부터 오는 부담, 스트레스, 상처, 좌절, 분노, 배신감 등이 쌓여 정서와 성격이 비뚤어지고 목사라는 특수한 신분으로 오는 사회, 문화, 가족, 친구의 단절 때문에 성격이 나빠지고, 육신의 죄악에 빠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성령으로 시작하였다가 육체로 마치는 어리석은(갈3:3) 길을 간다면 그 결국은 비참할 것이다. 

그런 이들은 영적 각성의 기회가 필요하고 주님으로부터 사명감과 목회자의 자질을 재점검해야 한다. 

또 목회로부터 오는 외로움과 고립감 에서 해방되고 정서적인 후원을 받을 수 있는 편안하고 속내도 털어 놓을 수 있는 믿을만한 가족, 친구, 목회자 가족들과의 교제와, 좋은 문화적, 사회적 참여 속에 파괴된 정서와 갈등과 중독을 치료 받아야 한다. 

특히 부부는 더욱 친근하고 허물과 실수를 서로 이해하고 용납하고 서로 사랑하여 긴밀한 관계를 갖어야 사회, 문화, 친구, 가족으로부터 단절되는 외로움과 소외감을 이기고 모든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마음과 정신과 육체까지 소모해야 하는 목회와 삶에서 승리할 수 있다.

-배명희 저서 신세대사모학(2004)에서-

<북가주 사모회 제공>

신앙/사모컬럼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