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부부 모임에서 단어 맞히기 게임이 있었다. 

할아버지에게만 단어를 알려주고 할머니에게 설명해서 할머니가 눈치껏 맞히는 게임이었다. 

주어진 단어는 '천생연분'이었다. 

할아버지가 "당신과 나 사이" 하니 할머니가 "웬수" 하는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아니, 두자가 아니고 넉자야" 하니 할머니가 "평생웬수" 하였단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결혼생활을 '천생연분'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할머니는 '평생웬수'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니 목회라는 크고 중대한 프로젝트에 두 부부의 의견과 이해와 사고가 늘 같을 리가 없다. 

부부의 성격차나 순수한 부부문제가 사역갈등을 불러오기도 하여 순수한 부부문제와 사역갈등의 부부문제를 분류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목사와 사모가 아니라면 겪지 않아도 될 부부문제, 즉 사역갈등으로 오는 부부문제가 전체 부부문제의 50% 이다. 

사모는 보통 여자와 다르다. 

자나깨나 교회생각, 교인생각으로 가득하여 집중된 관심과 의견과 방법 많으니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남편과 갈등이 많다. 

사모로서의 사역갈등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수가 있는데 하나는 가정이 없는 것처럼 지나치게 목회에만 전념해서 사모가 힘든 경우이고 후자는 그 반대로 남편이 목회에 열심이 없고 기도에 게으르고 무능하다고 생각되어 속이 상한다는 경우이다. 

전자의 경우는 사모이기 전에 20여년 넘도록 다른 부모, 다른 환경에서 살아오던 두 사람이 "같이 있고 싶어" 결혼한 여자요 아내이다. 

여자는 관계 속에서 삶의 보람을 느끼는데 남편이 모든 시간을 목회에만 매달려 있으니 사모는 아내로서 사랑받고 남편과 교제하고 싶은 욕구를 채울 수 없어 교인들에게서 오는 스트레스에다 부부 스트레스까지 가중된다. 

이때 사모의 성품 자체가 소극적이고 건강한 자아상이나 소명감이 약하다면 외로움, 소외감, 불면, 우울증 등이 심각하고 심하면 의부증과 육체적 질병으로까지 나타난다. 

후자의 경우는 사모의 목회열정이 목회자인 남편보다 커서 남편의 활동이 양에 차지 않아 불만인 경우이다. 

그런데 사역 갈등으로 상담해 오는 분들이 대부분은 전자보다 후자 쪽이었다. 

즉 목사가 목회에 너무 성의가 없고, 열심이 없어 속상한다고 불평하는 사모들이 더 많았다. 

그들의 불평을 보면 남편이 목회에 소극적이다, 비전도 열정도 없다, 기도 시간이 너무 적다, TV, Youtube, SNS를 너무 많이 본다, 수요 예배, 새벽기도, 금요 철야도 안 한다, 사역지를 자주 바꿔서 고통스럽다, 너무 가정에 집착해서 존경 안된다. 

목회에 흥미 없고 인터넷 장기, 게임에 열중한다, 게으르고 노는 시간이 많다, 심지어 술 먹고, 담배 피고, 도박하고, 불륜하고, 아내에게 욕하고, 구타까지 한다는 사모들의 고충이 필자가 운영하던 사모사이트에 상담으로 올라왔다.  

-다음호에 계속-

신세대사모학(2004,배명희 저서)중에서 

<북가주 사모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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