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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 목사>

 

한국은 지금 목사들의 전별금 때문에 한참 시끄럽다. 기독교 신문이 아니라 일반 사회 신문에서도 대서특필되고 있는 목사들의 입이 딱 벌어지는 전별금 때문에 이래저래 욕을 먹고 있는 교회가 또 한번 질책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성공한(?) 목사들의 과분하다 못해 돈에 환장한 것 같은 욕심 때문에 또 하염없이 두들겨 맞는 신세가 된 대한민국 예수교.
최근 불거진 전별금 시리즈는 우선 삼일교회를 그만둔 전 모 목사에서부터 시작된다.
여성 신도와의 불륜 때문에 결국 교회를 사임하기에 이른 그가 교회로부터 총 13억 원을 전별금조로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 교회 교인들은 물론이고 세상 사람들도 들고 일어났다.
주택 구입비 10억원, 새 교회를 열지 않는다는 ‘개척 금지’에 따른 생계비 1억원, 퇴직금 1억원, 치료 관련 비용 1억원 등 총 13억을 받았다는데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으로 개척 금지는 고사하고 2년도 안 돼 홍대 쪽에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고 나왔으니 교인들이 흥분하고 나선 것도 이해가 간다.
13억이라면 미국 돈으로 대강 백만 불이 넘는 거액이다. 평생 백만 불 만져 보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99%다.
목회하다 쫓겨나는 마당에 백만 불의 전별금이라 . . . 이게 어느 나라의 ‘전설 따라 3천리’란 말인가?
또 있다. 마포에 있는 희성교회란 곳에서 25년 동안 목회하다 은퇴한 황 아무개 목사는 은퇴하면서 18억 3천만 원을 전별금으로 받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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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1억6천만 원, 은퇴 후 2010년부터 18년간 현 생활비의 70% 일시불 지급액이 7억 5천만 원, 2009년 1년치 급여 전액 일시불 지급 8천만 원, 살고 있는 사택 증여 8억 원을 합친 금액이라는 것이다.
이 교회의 1년 예산인 16억 원을 웃도는 액수를 전별금으로 받은 것이다.
이 돈은 당회와 제직회 그리고 공동의회를 거치면서 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의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은퇴하면서 미리 18년간의 생활비를 현금 일시불로 지출하는 교회도 그렇고 그걸 받아 챙기는 목사도 그렇고 참으로 민주적이란 말이 부끄럽게 느껴지는 사람들이다.
얼굴에 아스팔트를 깔지 않고 예수교 안에서 어찌 이런 황당무계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그 뿐이 아니다. 불명예 사임하는 최 아무개란 담임 목사에게 분당 중앙교회란 교회는 20억원을 전별금으로 주기로 했다고 한다.
퇴직금 3억 원, 위로금(개척지원금) 10억 원, 사택 7억 원등이다.
이에 분노한 교인들이 전별금 지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는 소동까지 벌어 졌지만 최 목사가 주택을 제외한 13억은 받지 않겠다고 나오자 문제가 일단락되기는 했다고 한다.
13억, 18억, 20억의 전별금을 툭툭 내어놓은 한국 교회들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보유하고 있기에 그런 거액을 어린아이 껌 값처럼 주무른단 말인가? 한국을 떠난지가 오래되어 그쪽 사정에 밝지 못한 점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대충 짐작엔 중세의 교황청도 이렇게 흥청망청 돈을 물 쓰듯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별금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전별금 액수가 여기말로 ‘크리에이지’란 말이다. 아무리 교회를 키웠다고 해서 떠나갈 때 그렇게 챙겨간다면 교회가 ‘장터’란 말인가?
사실 이쪽 미주 한인교회에선 전별금이란게 너무 짜서 문제다.
사모님이 바느질 공장, 밤 청소하며 목사님을 도와 교회를 일으켜 세웠건만 목사님 은퇴할 때가 되니 그냥 빈손으로 내보내는 것이 목회자의 ‘청렴한 노후(?)’를 위해서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밴댕이 속 같은 장로들이나 그런 장로들에게 휘둘리는 교회들을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
교단 연금도 있고 안되면 소셜 연금이나 월페어가 있으니 어디 목사 부부가 길바닥에 나 앉겠냐고 태연한 구경꾼처럼 행동한다.
여기서는 목사 전별금이 너무 쥐꼬리 수준이라 은퇴하고 자식들에게 얹혀살던지 아니면 노인 아파트로 가야한다.
그런데 한국에선 전별금에서 억!억! 소리가 나고 있으니 젊고 영어 능숙하고 똑똑하다는 1.5세 목사들이 기를 쓰고 한국 대형교회로 진군해 가는 데는 다 그런 이유가 있어서 그랬을까?
전별금 기사를 읽은 한국의 한 네티즌이 인터넷 사이트에 이런 댓글을 남겼다.
“변호사 별 볼일 없고, 의사질도 날이 갈수록 거지같아 지는데. . . . 잘 나가는 전문직은 이제 목사 하나 남은 것 같구나.
그나마 재벌 아들로 안 태어나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직업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대한민국은 아직은 행복한 나라다.
자식넘들에게 목사가 될 것을 진지하게 권해 봐야겠다. 근데 목사도 전문직에 포함이 되나?”
<크리스찬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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