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환 목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브레이킹 뉴스가 지구촌을 점령하고 있다. 

하마스가 먼저 이스라엘을 육해공 3면에서 이스라엘에 습격해 오면서 이번 전쟁은 발단이 되었다. 

전혀 예상치도 않게 수많은 이스라엘 국민이 살해되자 ‘이스라엘판 9.11’, 혹은 ‘진주만 기습’이란 말이 나온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극단 무장세력이다. 

하는 행위를 봐서는 깡패요, 해적이다. 아이언 돔만 믿고, 세계 최고 정보기관이란 모사드만 믿고 내부적으로는 서로 으르렁대며 싸움질에만 열중하다 이 참혹한 꼴을 당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를 이번에 아주 부숴버리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일면 이해가 간다. 

하마스는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도 할 말은 없다. 

인구 9백만 가운데 100만이 반 네타냐후 시위를 벌이고 네타냐후는 극우세력들과 손잡고 자신의 비리를 파고드는 사법부를 무력화시키면서 이스라엘은 대혼란 속에 빠져 있었다. “이때다!” 하고 2년동안 타이밍을 노려왔던 하마스가 로켓과 불도저, 심지어 패러글라이더까지 뛰우면서 이스라엘을 침공해 온 것이다. 기부츠를 공격하고 어린이와 노인네를 인질을 끌고 가는 하마스의 만행을 보면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피가 거꾸로 흘렀을 것이다.

이 출구없는 전쟁에서 억울하고 원통한 것은 민간인들이다. 

하마스가 밉고 없애버려야 할 테러조직인 것은 맞지만 하마스 때문에 왜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토록 무참하게 죽어야 하는가?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그렇게 많이 목숨을 잃어야 하는가? 

가자지구 전기와 수도꼭지는 이스라엘이 쥐고 있으면서 이번 기회에 이걸 다 끊어 버리겠다고 하면 이건 문명한 세상에서 도무지 허용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다. 

아무리 전쟁 중이라 할지라도 민간인, 여성, 어린이, 노약자, 환자들은 살리고 봐야 하지 않는가? 인도주의란 멸종되었는가?

가자지구가 이스라엘 로켓 공격으로 쑥대밭이 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서안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들은 왜 분노하지 않겠는가? 

골란고원 뒤에서 이 전쟁을 지켜보는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이미 몇 발의 로켓 공격으로 ‘간보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은 이란의 지원을 받아 하마스와 비교가 안되는 막강한 화력을 갖고 있다. 

만약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가자지구를 넘어 서안지구로 확대되고 헤즈볼라까지 개입하여 갈릴리 쪽에 포탄을 쏘아대고 이 악명높은 두 테러조직의 뒷배를 봐주는 이란까지 직접 개입에 나서면 제5차 중동전쟁은 금방 넥스트 스텝으로 넘어간다.

사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웬만해선 풀릴수 없는 꼬인 실타래와 같다. 

이집트의 사다트 대통령은 둘이 싸워봤자 모두 손해이니 공존의 길을 열어보자고 작심한 아랍권 최초의 ‘퍼스트펭귄’이었다. 

그는 카터 대통령 주재로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난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평화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어디다 대고 이스라엘과 평화를 논하느냐고 발끈한 이슬람 극단주의가 쏜 총에 맞아 암살되었다.

그 후 ‘오슬로협정’은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인정해 줌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하는 ‘2개의 국가 해법(2 State Solution)’이 협상의 골자였다. 

이 캠프데이비드 제2막은 클린턴 대통령과 라빈 총리, 그리고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아라파트 의장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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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자 이번에는 꼴통 유대주의자가 쏜 총에 맞아 라빈 총리가 암살되었다. 

이렇게 평화를 입에 담았다 하면 거침없이 총에 맞아 죽어야 했다. 

양측 극단주의가 문제였다. 

라빈의 뒤를 이어 강경 보수 네타냐후가 등장하면서 이 오슬로협정은 효력없는 휴지조각으로 자취를 감춰 버렸다. 이번 이-하마스 전쟁도 그 지루하고 오랜 투쟁의 반복인 셈이다.

전쟁이 발발하자 미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금방 이스라엘 편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하바드 대학에서는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학생들의 반이스라엘 시위가 발생했다. 

이처럼 전세계도 친이스라엘과 친팔레스타인으로 쪼개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지금 누구 편을 드는게 중요한가? 우선 멈추게 해야 한다. 

죽음을 멈추게 해야 한다. 우리가 살던 땅에 이스라엘에 쳐들어 와서 정착을 했으니 끝까지 “나가라!”고 외치는 팔레스타인의 원한 맺힌 ‘이스라엘 원죄론’과 이 땅은 애시당초 야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땅이요, 국제사회의 협정에 따라 합법적으로 건국된 나라이거늘 어디서 나가라, 마라 입을 놀리느냐고 강경자세 일변도인 이스라엘은 서로 한 발자국도 양보할 수 없다는 칼날 같은 현실론을 이해한다고 하자. 

그래도 지난 열흘 동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보여준 참혹한 죽음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를 목격하고 있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염원일 것이다.

유대주의건 이슬람주의건 그건 민족과 종교가 그어놓은 선이다. 그 분쟁의 땅에서 태어나셨던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는 생명주의자다. 

생명은 그 모든 경계보다 훨씬 존귀하다. 참혹한 떼죽음이 유대 땅에서 더 계속되지 못하도록 “전쟁을 멈추게 하소서!” Almighty 우리 하나님께 간절하게 기도 할 때이다.

<크리스찬 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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