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환 목사

 

지난 주일에 열린 수퍼보울에 예수님이 등장 했다. 수퍼보울이 라스베가스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단일 스포츠 경기 시청율 단연 1위라고 떠벌이고 있는 수퍼보울의 유명세는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다. 

경기가 열리기 전 며칠 전부터 모든 방송과 언론에서 호들갑을 떠는 모습이 어느 때는 꼴사납게 보일 때도 있다.

그래서인가? 수퍼보울에 열광하는 사람들 꼴보기 싫다고 매년 같은 날 피닉스에서 열리는 웨이스트매니지먼트(WM) '피닉스 오픈' 마지막 날에 수만명의 갤러리들이 골프 구경하러 몰려가기도 한다. 

'골프 해방구'라고 알려진 그 골프장에선 술을 마셔도 되고 선수들에 대고 큰 소리를 쳐도 된다. 완전히 ''탈골프매너지대''로 유명하다.

이처럼 일부 수퍼보울 비호감 계층이 존재하긴 해도 수퍼보울은 세계 150국에 중계된다.  미국 시청자만도 매년 1억 명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니 수퍼보울을 우습게 볼 수가 없다. 

그런 수퍼보울에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예수님이 등장한 것이다. 

바로 수퍼보울 광고에서다. 제목은 ''발 닦아주기(Foot Washing)''였다. 

요즘 교회에선 거의 사라졌지만 뜨레스 띠아스에 가면 지금도 한다.

바로 세족식. 금년 수퍼보울 광고에 그 세족식이 등장했다. 여러 사람이 발을 닦아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엔 이런 자막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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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미움을 가르치지 않으셨다. 그분은 발을 씻어주셨다(Jesus didn''t teach hate. He washed feet)."

그 발 닦아 주는 모습이 내 가슴에 따뜻하게 전달되었다. 

더구나 지금처럼 미움이 난무하는 세상이 언제 존재했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는 ''증오전성시대''를 살고 있다. 

한국은 말할 것도 없다. 총선을 앞두고 대한민국은 증오공화국으로 바뀌고 있다. 증오를 넘어 네가 죽어야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제 정신을 잃었다. 절대로 함께 잘 살아 보자는 없다. 대한민국은 참 불쌍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바이든과 트럼프가 으르렁대는 모습을 보면 저 늙은이들 빼고는 미국을 이끌어 갈 인재가 그렇게도 없단 말인가? 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트럼프는 원래 독설가로 유명하지만 그의 말속에는 오직 미움과 저주, 거짓말만 있는 것 같다. 

나와 다르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모든 사람을 적으로 본다. 그래서 미움만 충만한 세상으로 변하고 있는 아메리카 합중국.

그런 세상을 향해 예수님은 미움을 가르치지 않으셨고 오히려 발을 씻어주셨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이 미움의 세상을 사랑과 용서, 공의와 평화의 세상으로 변화시킬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뿐이라는 뜻으로 해석되었다. 

나는 마음을 열고 그 광고를 감상했다. 비싼 광고료를 들여 그런 광고를 올려준 측에게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이 광고는 HeGetsUs란 단체가 올린 것인데 이는 하비로비(Hobby Lobby)가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하고 기독교적 가치를 전파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계획한 것이었다. 

하비로비는 미국 최대 미술공예 체인점으로 현재 900개의 점포, 4만3천명의 직원을 갖고 있다. 창업주 데이빗 그린은 최종학력이 고졸에다 가난한 가정 환경 때문에 대학을 포기하고 600달러를 대출받아 오클라호마 집 차고에서 액자를 조립하여 팔기 시작하면서 기적적으로 일으켜 세운 기독교 기업이다. 

복음전파를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다.  반기독교적 가치와는 쌈닭처럼 맞서는 사람이다.

결국은 하비로비가 올린 이 광고가 수퍼보울에 뜨자 SNS릍 통해 벌떼같이 공격이 들어왔다. 

광고비 7백만 불을 들여서 거기다 광고를 하느니 그 돈으로 배고픈 사람을 먹이라든지 하비로비는 반동성애 그룹 돈줄이라느니 낙태 클리닉을 비꼬는 듯 그 앞에서 발 씻어주는 모습을 연출했다느니 여러가지 비판질이었다. 

또 예수는 제자들 발만 씻었지 아무 발이나 마구 씻지 않았다느니 ''풋 가이(Foot Guy) 예수''는 우리에게 필요 없다는 등 황당한 반응도 있었다.

나는 수퍼보울에 흥분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예수 이름으로 한방 먹인 걸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건 또 무슨 훼방작전이란 말인가? 

그런 생각에 빠지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어두운 세상에 예수님이 오실 때 "어서 오시옵소서" 그러면서 아기 예수를 환영했는가? 누울 곳이 없어 겨우 마굿간이었다. 

이 지독한 미움의 세상에 복음이 전파될 때 "예수여 어서 어서 오시옵소서"라고 환영의 플래카드를 들어올린 역사가 있었는가? 모두 추방 아니면 죽음이었고 고문이 아니면 화형이었다.

사도 바울의 4차에 걸친 전도여행은 한마디로 거절과 추방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소아시아 가는 곳마다 거절당하고 쫓겨났다. 

에베소에서는 그 땅을 지배하던 아데미 여신을 감히 가짜라고 말했다가 쫓겨났다. 

그렇다고 그가 포기했는가? 

아테네로 옮겨가서 당대 최고의 철학자와 예술가들에게 쫄지않고 아레오바고 광장에서 거침없이 복음을 쏟아내지 않았는가?

그런 바울이 고린도에 머물 때 주님이 환상가운데 나타나서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며 침묵하지 말고 말하라."

SNS의 비판질에 복음이 막혀서야 되겠는가? 쫄 필요없다. 주님은 침묵하지 말고 말하라고 말씀하신다.

<크리스찬 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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