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환 목사

 

세상이 요란하고 바쁘게 돌아가니까 별의별 직업도 많이 창출되고 있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웍 서비스(SNS)를 이용하여 기업이나 상품의 홍보, 마케팅을 도와주는 SNS 전문가, 뇌 구조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컴퓨터나 로봇 등이 인간과 같이 사고하고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인공지능 전문가 등등 여러 가지다. 

나도 이게 무슨 말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이미 내 두뇌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굳어있기 때문이다. 

겨우 디지털 영역으로 조금씩 거북이걸음으로 수평 이동을 추구하고는 있지만 그게 내 맘대로 되는가? 

우선 컴퓨터와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지식이 초보 수준이니 어쩔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직업도 생겨났다고 한다. 

‘디지털 장의사’다. 

고객의 의뢰를 받아 고인의 개인정보를 토대로 생전에 인터넷에 남긴 기록들을 삭제하거나, 인터넷상에서의 악성 댓글이나 루머, 고객 정보, 기록, 글, 사진 등 다양한 자료를 삭제해 주는 직업이다. 

꽤 시장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인터넷상에 불명예스럽게 혹은 안면몰수 저질인간으로 자신을 묘사한 글은 세월이 흘러도 사이버상에 정처 없이 떠다니며 자신을 괴롭힌다. 

그걸 지워주는 인터넷상의 장례서비스라고 하니 신종직업으로는 충분하게 승산이 있어 보인다.

이런 듣도 보도 못하던 새로운 직업들 가운데 그래도 꽤나 오래 알려진 직업이 바로 유튜버란 직업이다. 

유튜브(YouTube)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다. 

정확한 말로는 유튜버 크리에이터(creator)라고 한다. 구글이 소유하고 있는 유튜브를 모르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특히 코비드 전염병 환난시대에 우리는 유튜브란 걸 통해서 비대면 원거리 예배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아내가 한번은 “당신 계란찜 최고예요!”란 말에 코가 꿰어 계란찜을 만들 때 마다 나는 유튜브를 열어놓고 쿠킹을 시작한다. 

가을바람을 타고 우리집 뒤뜰에 감이 익어가고 있다. 

어떻게 하면 다람쥐에게 저걸 빼앗기지 않을까 고심하며 열어보는 것도 유튜브다. 

‘과일나무에서 다람쥐 쫓는 법’ 그런 식으로 입력하면 여러 유튜버들이 올린 관련 동영상이 줄줄이 뜬다. 

그러나 그대로 해봐도 사실 효력은 별로다. 

다람쥐는 유튜버 위에서 논다. 금년에도 익어가는 단감은 그냥 다람쥐 식사용으로 ‘보시’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유튜브는 이렇게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해 들어왔고 그걸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유튜버라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조사결과를 읽었다. 

2022년 대한민국 초등학생들에게 장래 희망을 묻자 1위가 운동선수, 2위 교사, 그리고 3위가 유튜버로 응답했다는 것이다. 

4위 의사를 물리치고 당당하게 희망직업 3위에 등극한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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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사이 세상은 이렇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발표된 한 통계를 읽어보니 2021년 유튜버들의 수입이 8500억이라고 한다. 

유튜버 소득상위 1%는 약 342명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들 수입이 무려 2천억 원. 대단한 수입이다.

이러자 성인 남녀 10명 중 6명이 유튜버를 꿈꾼다고 응답했다. 

그것도 나이가 어릴수록 지망자가 많았고 선호 이유를 물었보니 관심분야가 있어서, 재미있을 것 같아서, 그리고 월급보다 많이 벌 것 같아서란 순위로 조사 되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유명 관광지에 가면 카메라 들고 정신없이 들이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다가 베니스에서 곤돌라를 타다가 카메라를 빠트리는 사람, ‘로마의 휴일’로 유명한 트레비 분수에 빠지는 사람도 보았다. 

아무리 블로그에 환장을 했어도 정신 줄은 붙잡고 살아야지 쯧쯧 . . 

주위사람들이 중얼거리며 눈살을 찌푸렸지만 그런 블로그시대는 저물고 이제 유튜브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럼 기가막힌 유튜브를 제작해서 나도 고소득 유명 유튜버가 되어 볼까나? 그런 상상의 나래는 좋지만 막상 좋은 직업이라고 달려들기에는 위험이 많기도 하다.

유튜버 하위 50%는 1년에 40만 원도 못벌어 들이는 수준이라고 한다. 

최저 생활비에도 한참 못 미치는 경우다. 

그러니까 모든 유튜버가 억대 수입을 올린다는 것은 환상인 것이다.

그러나 돈벌이에 집착하지 않고 선교적 차원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겠다면 그건 얼마든지 환영할 일 아닌가? 

우선 유튜브는 전 세계사람들과 공유하는 동영상이란 탁월한 매력 포인트가 있다. 

그리고 유튜버가 되기 위한 기술은 어찌보면 쉽고 간단하다. 

스마트 폰으로 촬영하고 그걸 편집하고 편집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면 된다. 

편집과 업로드가 약간 어렵게 느껴지면 손자, 손녀를 동원하면 해결되는 문제.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걸 누가 봐주느냐가 문제다. 

홍보 분야에서 딱 걸리게 된다. 

그러나 그걸로 수입을 얻어보겠다는 욕심을 포기하면 내가 만든 컨텐츠로 사이버 세상을 더 풍요롭게 하겠다는 생각에 이를 수도 있다.

거기다 ‘복음’을 실어 서비스 할 수 있다면 그 이름은 유튜브 문화선교사가 아닌가?

그런 유튜브 생산작업이 불가능하면 이미 떠다니는 유튜브를 실어나르는 일도 나쁘지 않다. 

단톡방에 뜨는 유튜브 때문에 우리는 감동의 눈물을 흘릴 때가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부지런히 동영상을 실어나르는 분들도 ‘유튜브선교사’로 대우해 드리자. “왜 이런 걸 단톡방에 올리고 난리야!” 그러거나 말거나 그걸로 마음 뜨거워질 한 사람을 위해 서비스차지없이 동영상을 날라주는 유튜브 선교사!

유튜브 전성시대에 살면서 좌우지간 그걸 써먹을 궁리는 계속해야 한다. 

<크리스찬 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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