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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냐 관광도시 말린디 외곽에 있는 '기쁜소식국제교회' 인근 숲에서 수습한 신도들의 시신이 가방에 담겨 있다.

 

기독교 국가로 알려진 케냐에 사이비 종교로 인한 아사 사건이 발생해 국제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케냐의 사이비 종교로 알려진 기쁜소식국제교회 교주 폴 매켄지 은텡게가 "굶어 죽어야 예수를 만날 수 있다"며 신도 90여명을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신학자이자 심리학 전문가인 임스 킵생 번게투니 박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케냐에서 규제되지 않는 소형 교회들의 '밀실화'가 문제"라며 "비양심적인 교주들은 사람들이 가진 고민과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며 접근해 세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로 현재까지 사망자는 95명에 이르고 있다. 

케냐 적십자사는 접수된 실종자만 300여명 이상으로 앞으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케냐 정부는 이 사건을 대량학살로 규정하며 종교의 자유를 남용한 사실에 대해 강한 처벌을 예고했다. 

키투레 킨디키 케냐 내무부 장관은 "정부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됐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며 "케냐 국민에게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A선교사는 2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역 중인 지역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변화는 다행히 없다"며 "잘못된 가르침으로 수십 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건은 이례적이고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회적으로도 이단 종교를 몰아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케냐는 국민의 85%가 기독교인이다. 

하지만 명목상 신자가 많다. '세계기도정보'(2010)에 따르면 복음주의와 오순절 교회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의 교회 출석률은 7%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이단·사이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27년째 사역 중인 박성식 선교사는 "이번 케냐 사태의 경우는 교권주의와 무속신앙이 합쳐진 싱크리티즘(syncretism·혼합종교)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케냐를 포함한 아프리카 기독교 국가는 표면적으로 기독교 국가일 뿐 여전히 전통종교와 무속신앙이 강하다"며 "종교 권위자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쉽게 현혹되고 따를 수밖에 없어서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이단·사이비 사태가 케냐 내부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선교사는 "케냐 사건 같은 경우 문제가 밝혀졌고 구출된 사람들도 있어 다행이지만 이러한 이단·사이비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아프리카권 국가의 경우 이단·사이비 단체가 정치권과 결탁한 경우가 많다. 정통 교단 선교사들은 이런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현지인들에게 올바른 복음과 교리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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