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과 자원봉사들, 기적 일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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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일천사병원 설립 때부터 자원봉사 의료인으로 참여해온 치과의사 김명선씨.

 

오갈 곳 없는 이들을 위한 ‘작은 천국’
‘작은 천국’이라 이름 지은 다일천사병원의 입원실. 말기 암환자 등 임종을 앞둔 이들이 대부분이다.
노숙생활을 했거나 어려운 형편 속에서 건강이 악화된 사람들로, 돌봐줄 이도, 돌아갈 곳도 없는 사람들이 머물고 있다.
매년 길에서 생을 마감하는 이들의 숫자가 400여명. 이들의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한 곳이 바로 ‘작은 천국’이다.
오랜 세월 가족을 떠나 생활했던 조창원씨(남,56세)는 지난 7월 구급차에 실려 이곳에 오게 됐다. 뒤늦게 가족을 찾아갔지만 남편과 아버지로 인정받지 못했다.
“건강을 잃으니까 모두가 떠나더라구요..그런데, 여기 계신 분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한테 친절하게 잘해주네요. 사실 가족보다 더 의지하게 됐네요.”
이혼과 유방암 말기 판정으로 생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던 권효순씨(여,40세) 노숙인 쉼터를 전전하다 지난 6월 다일천사병원의 ‘작은 천국’을 소개받았다.
지난 4월, 두 달 밖에 살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던 효순씨는 이곳에서 예수그리스도를 알게 됐고, 건강이 호전되는 기적까지 체험했다.
폐까지 암세포가 퍼져 수술 날짜까지 잡아놨었는데, 최근 검사를 해보니 상태가 호전돼 수술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의료진도 놀라워했다.
“이곳에서 봉사하는 분들을 보면서 처음에는 오해를 했어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겠지...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심이란 것을 알게됐죠.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는 것을 느끼게 됐어요.”

후원자의 힘, 기적을 일구다
오갈 곳 없는 이들의 마지막을 지켜주는 보금자리로, 병원 문턱을 넘기 힘든 노숙인과 저소득층의 건강 지킴이로 활동해온 다일천사병원이 개원 9주년을 맞았다.
한 푼도 받지 않는 무료병원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병원 문을 잠시 닫고 봉사하러온 의료인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 중에는 10여 년 동안 무료로 봉사활동을 해온 의사도 있다.
개원 초기부터 꾸준히 봉사해온 치과의사 김명선씨(여, 개인병원 운영)는 매주 화요일 오후 다일천사병원에서 진료를 해오고 있다.
김명선씨는 “자신보다 더욱 어려운 환경에서 봉사하는 의료진이 많다”며, “차려진 밥상에 숫가락 하나 올려놓은 정도”라고 멋적어 했다.
게다가 다일천사병원의 설립과 운영 또한 모두 후원금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일천사병원 건립을 위해 19년 전 후원자 1004명을 모집하기 위한 ‘천사’운동을 펼쳤고, 설립 이후 운영은 월 만원씩 내는 만 명의 후원자 이른바 ‘만사 회원’이 책임지고 있다.
다일천사병원 이사장 최일도 목사는 “순수 후원금으로만 운영되면서 하나님이 직접 치유하시고 인도하신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며, “다일천사병원으로 시작한 사랑은 캄보디아에 병원을 세우는 기적으로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9년 동안 6만6천여명의 소외된 이웃을 치료해준 다일천사병원.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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