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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 목사>

 

새해 벽두 한인 교계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은 신년 예배를 드리고 난 후 한국의 대형교회중 하나요, 이명박 대통령이 소속된 소망교회 부목사 2명이 담임목사를 폭행했다는 사건이었다. 그것도 담임목사 방문을 걸어 잠그고 팼다고 한다.
목사들도 기분 나쁘면 아무나 두들겨 팰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뭐 흉기를 집어든 것도 아닌데, 경찰에서도 무혐의로 풀려난 마당인데, 뭘 그깐 걸 가지고 . .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은 편해진다.
한발 더 나가서 목사는 감정도 없고 배알도 없냐? 성질나면 있는 주먹가지고 좀 휘둘렀다고 그게 율법 위반이냐 교회법 위반이냐? 그렇게 대들 수도 있다.
정말 담임목사가 맞을 짓을 했는지, 그 교회 집안싸움의 내막이 부목사들로 하여금 주먹질을 할 수밖에 없도록 내 몬 것인지 사정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거룩한 주님의 날, 그것도 담임목사 방에서 부목사들에 의한 폭행사건이 발생하여 담임목사가 전치 몇 주의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중이라면 경찰서에서 잡아들이는 사건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 사건으로 교회의 위신과 체면은 ‘완존히’ 떡이 되는 순간이었다.
황야의 무법자 마인드를 갖지 않고서야 어디 교회 내에서 폭력이란 말인가? 그동안 한국교회에서는 뻔질나게 이런 폭력사태가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다만 쉬쉬하고 넘어가는 바람에 묻혀진 사건들도 적지 않으리라. 그러나 이건 어느 오밤중에 교회 주차장에서 벌어진 멱살잡이나 주먹다툼도 아니고 담임목사 집무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 . . . 오호라, 통재라. 참으로 기막히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둘이 맞장을 뜨다가 담임목사의 주먹이 한수 아래라서 당한 것인지, 주먹이 아니면 해결 할수 없을 만큼 폭력의 원인제공자는 담임목사였는지 꼬치꼬치 따져 묻고 싶지도 않다. 더구나 바다건너 한국에서 벌어진 사건이니까.
다만 이같은 부끄러운 폭력사태가 2010년을 살아내고 이제 2011년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십년을 여는 한국 교회의 현주소라고 생각하면 그저 가슴만 답답해 질 뿐이다.
이제 이런 농담들이 회자되리라.
담임목사 하려면 이단엽차기에 능하거나 태권도 유단자 자격증을 따라. 담임목사 방은 열쇠 없는 문짝을 달아라.  대형교회는 매년 예산 편성 때 앰블런스 차량구입비와 운영비를 책정하라.
그리고 주일이면 반드시 담임목사 방 옆에 앰블런스를 대기시켜라.
부목사를 둘 때는 폭력전과가 있는지 조회하라.
교회 분쟁이 생기면 복잡한 법정 공방의 절차를 거두절미하고 담임목사와 반대파에서 뽑은 최고주먹과 육박전으로 해결하라.
좌우지간 오늘날의 교회들은 예수님이 하지 말라는 짓만 골라서 하고 있다.
돈을 사랑하지 말라 하셨거늘 너무 돈을 사랑하는 물질 지상주의, 이 세상을 본받지 말라하셨거늘 세상 좋은 것이라면 세상 사람들보다 더 환장하는 세속주의,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너희 의를 행치 말라 하셨거늘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과장을 일삼는 외형주의, 평화의 왕으로 이 땅에 오셨다고 하셨건만 평화는 고사하고 몽둥이와 주먹질을 일삼는 교회 폭력주의, 마굿간까지 낮아지셔서 이 땅에 오신 하나님처럼 낮아지라고 타이르시건만 자꾸 높아지려고만 안달이 난 교회 권위주의 . .
이렇게 교회가 거꾸로만 간다면 청개구리만도 못한 후회막심 공동체로 버림받지 않을까 두렵지도 않은가?
2011년도 한국교회가 직면한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가 교회 신뢰회복이란 지적들이 나온다. 교회 신뢰도가 추락하면 교인수도 따라서 감소한다.
감리교 감독회장 선거가 잘못되어 2년 동안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관련된 소송건수만도 36건이나 된다고 한다. 이러고도 교회 신뢰도가 추락하지 않는다면 기적이다.
봉은사 땅 밟기 때문에 교회는 또 얼마나 창피스러웠는가? ‘청년들의 우상’이라고 널리 알려진 스타 부흥강사, 여기 LA로 부흥회 하러 오면 머리에 헬멧 뒤집어쓰고 툭하면 자전거로 한인 타운을 활보하던 그 유명 목사까지도 여자문제로 담임목사직을 내놨다.
그런데 이번에는 부목사들의 담임목사 폭행이라 . . .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교회의 이미지 추락은 불 보듯 뻔해진다. 
우리에게 그렇다고 절망은 금물이다. 절망할 수 없는 이유는 아직도 이 시대를 향한 주님의 기대와 소망을 보기 때문이다. 교회 일각에서 부끄러운 폭력이 서부 활극처럼 난무한다 해도 여전히 주님의 뜻을 헤아려 순종하며 살아갈 것을 결단하는 주의 자녀들이 아직도 교회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쯤해서 추락하는 교회 이미지에 날개를 달아줄 사람은 누구일까?
<크리스천뉴스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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