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깨운 아내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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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농구 창원 LG 강을준 감독의 부인 이유진 집사의 첫 번째 기도 제목은 남편을 위한 것이다. 7년 넘게 남편의 구원을 위해 기도해온 이 집사는 “지금 남편이 간증의 주인공이 되게해 달라고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초보 신앙인이다. 아주 가끔 이날처럼 이해하지 못할 일을 겪고 나면 “하나님이 초신자 기도는 다 들어주신다고 했는데, 혹 안 계신 거 아니야”라며 불만을 전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이 집사는 고난 뒤에 오는 축복에 대해 남편에게 얘기한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부모 자식과 같아요. 자녀가 해 달라는 것 다 들어주는 부모가 어디 있어요? 때론 혼도 내면서 바른 길로 인도해주는 게 부모잖아요. 지금 하나님은 더 큰 것을 주시려고 우리가 참을 수 있을 만큼의 고난을 주시는 겁니다.”
농구선수 출신인 두 사람은 지인의 소개로 만나 2000년 결혼했다. 이 집사는 전 여자실업팀 SKC 선수 시절 선배였던 임지희 선수의 권유로 처음 신앙을 갖게 됐다. 임 선수는 은퇴하기 전까지 이 집사를 비롯해 후배 선수들을 모두 교회로 이끌 정도로 전도의 여왕이었다. 그들은 숙소에서 매일 새벽예배를 드리면서 믿음을 키웠다.
한번은 국민은행의 조문주 선수가 유니폼에 십자가를 새기고 뛰는 모습을 보게 됐다. 이 집사도 팀내 크리스천 선수들과 함께 유니폼에 직접 십자가를 수놓았다. 그리고 경기에서 지든 이기든 코트 중앙에 모여 함께 감사기도를 올렸다.
이에 대해 구단에 항의하는 팬들도 많았다. 그럴 때면 이 집사는 “우리 선수들은 기도를 해야 마음이 편하다”고 맞섰다. 이런 믿음 때문이었을까. 1995년 삼성과의 챔피언전에서 내리 두 번을 지고 세 번을 연속 이기며 팀 창단 이래 처음으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 집사는 이런 체험적 신앙을 남편도 경험했으면 하고 바랐다. 결혼하면서부터 남편의 구원을 위해 매일 새벽예배를 드리며 간구했다. 그의 기도에 새에덴교회 성도들도 힘을 보탰다. 그러다 이 집사가 용기를 냈다. 2008년 송구영신 예배 때 조심스레 남편에게 “교회에 가자”고 제안한 것. 그런데 그간 꿈쩍도 않던 남편이 선뜻 따라나서는 게 아닌가. 이 집사는 남편과 함께 처음 예배를 드리긴 했지만 여간 신경 쓰인 게 아니었다.
두 손을 들고 통성기도를 하거나, “아멘”이라고 크게 외치면 싫어하지 않을까 남편의 눈치를 봤다. 하지만 한낱 기우였다.
“인간적인 생각이 앞섰던 것 같아요. 남편이 어찌나 아름답게 예배를 드리던지…. 아멘도 잘 따라하고 오랜 시간 기다림 끝에 목사님에게 안수기도도 받았습니다. 약속의 말씀카드도 직접 뽑았고요.”
그날 강 감독을 처음 본 소강석 목사는 다른 성도들보다 훨씬 길게 축복기도를 해줬다.
시즌 내내 새벽기도로 강 감독을 응원하고 있는 이 집사는 남편이 ‘간증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올해는 강 감독에게 ‘거룩한 부담’도 안겨줄 계획이다. “그동안 전지훈련, 경기 등으로 바빠 미뤘던 집사 직분을 받게 할 겁니다. 세례도 받아야지요. 분명 주님을 증거하고 영광을 돌리는 해가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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