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계에도 파장...기감 "한국 감리교회는 동성애 용납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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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연합감리교회 총회 대의원과 참석자들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총회 마지막 날 예배를 마친 뒤 환호하고 있다.

 

 

미국의 양대 개신교단 중 하나인 미 연합감리교회(UMC)가 동성애자의 목사 안수를 허용하면서 국내 교계에도 파장을 낳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는 "우리 교단에서는 동성애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고 일부 교회연합기관은 UMC 결정을 규탄했다.

5일 UMC 기관지인 UM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3일까지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UMC 총회가 열렸다.

코로나 팬데믹과 동성애 이슈로 분열사태를 겪으면서 우여곡절 끝에 8년 만에 열린 회의였다.

핵심 안건은 단연 동성애에 대한 감리교회의 입장 관련 결의다.

UMC는 교단 헌법에 해당하는 장정에서 동성애 목회자 안수에 대한 금지조항을 삭제했다.

사실상 동성애자 목사의 안수를 허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UMC 소속 목회자는 자신의 동성애자 여부나 동성 결혼식 주례로 인해 처벌을 받지 않는다.

다만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 일부 UMC 소속 교회의 보수성향을 고려해 지역별 동성애에 대한 의견을 달리 할 수 있도록 ‘지역화 법안’을 함께 통과시킨 점은 눈길을 끈다.

미국 기독매체인 크리스채너티투데이는 "UMC는 국내적으로 교단을 분열시키는 문제(동성애)에 대해 지역적 자율성을 허용하는 계획을 추진했다"며 "이로 인해 아프리카 교회는 결혼을 정의하는 방식에서 전통적인 방식을 유지할 수 있게 됐고 미국의 자유주의 노선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UMC의 결의 내용엔 동성결혼 금지 폐지(동성결혼 허용)와 함께 목회자가 동성 결혼에 반대할 경우 주례를 하지 않아도 되는 권리도 포함됐다.

UMC 내 한인 목사들의 모임인 한인총회는 이 점을 들어 "UMC 총회의 결정이 곧 동성애자 지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전통적 신앙을 가진 교회와 목사가 장정의 보호 아래 동성결혼 집례와 장소 제공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그렇게 했다고 해서 교회나 목회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동성애 목회자 파송을 강요받지 않는 것을 보장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교계에서는 UMC 총회 결정에 대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이철 기감 감독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 감리교회 입장은 분명하다.

우리 교리와 장정에는 동성애를 하는 사람은 목사 안수 못 받게 돼 있다"며 "우리 교단에서는 동성애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는 성명을 내고 "목사라면 ‘동성애는 죄’라는 것을 가르쳐야 하고 그것을 따라야 한다"며 "죄를 지적하는 것과 죄인을 사랑하는 것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UMC는 교단 탈퇴(7500여 교회) 등에 따른 교회 수 감소로 지난 정기총회(2016년) 결의보다 예산을 38% 줄였다.

지역 연회를 이끄는 감독도 39명에서 32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총회 마지막 날에는 목회자 등의 성적 비위에 대한 사과문이 채택됐다.

<관계기사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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