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1.JPG

▲ 시니어선교한국 대표 이시영 장로가 14일 ‘제5회 시니어선교한국대회’가 열린 경기도 성남시 분당 지구촌교회에서 주제 강의를 하고 있다.


교편을 내려놓은 지 3년. 


다달이 들어오는 연금 덕에 생활은 안정적이지만 삶은 무료했다. 

지난날을 반추하는 시간만 늘었다. 


이미옥(66·여)씨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박혀 떠나지 않았다. ‘내가 아직 쓸모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전공인 교육 관련 일을 알아봤다. 


매일 기도한 끝에 그는 ‘선교’를 답으로 정했다. 


14일 ‘제5회 시니어선교한국대회’가 열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지구촌교회(진재혁 목사)에는 이씨처럼 선교를 인생 2막의 소재로 삼은 이들로 붐볐다.


대학교수로 퇴임한 강원호(75)씨는 선교가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고 했다. 


“은퇴 후 각종 강연이나 책 집필 등에 집중하다 보니 선교에 대한 의지가 점차 사라지더군요. 안 되겠다 싶어 몇 달 전부터 캄보디아 선교를 시작했는데 노하우가 없다 보니 수월하지 않네요. 좀 더 유용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2007년 처음 시작돼 2년마다 열리는 시니어선교한국대회는 은퇴 이후의 삶을 선교 현장에서 보내려는 기독교인을 위해 분야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날 대회에서는 해외, 외국인 근로자, 북한, 난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선교사역을 하고 있는 시니어들이 노하우를 전했다. 


㈜한성기업 사장 등을 역임한 최철희(70) 선교사는 50대 중반 직분을 내려놓고 아내 최혜숙씨와 선교사로 헌신하기로 결심했다. 


중앙아시아의 K국에서 선교사역을 했다. 


현재는 이모작선교네트워크 상임컨설턴트로 선교를 희망하는 시니어들을 사역지와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은퇴후2.JPG

▲ 시니어선교한국대회 참가자들이 행사장에 마련된 선교단체 부스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최 선교사는 “전통적인 선교는 목회자 중심으로 교회 개척 등이 주된 사역이지만 지금은 그런 방식의 선교가 허용되지 않는 지역이 많다”며 “이럴 때 전통적인 선교사와 비즈니스 선교를 할 수 있는 시니어가 팀을 이뤄 사역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선교사는 비자, 거주권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시니어 선교사는 현지 적응과 통역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최 선교사는 “한 예로 C국에서 10년 이상 사역한 선교사가 더 이상 체류할 명분을 잃어 추방당할 위기에 처했는데 마침 국내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시니어가 선교를 희망해 두 사람을 연결시켰다”며 “현지에서 함께 식당을 열어 선교사는 추방을 면했고, 두 사람은 함께 식당을 운영하며 선교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시니어선교한국대회에서는 17곳의 선교단체가 부스를 설치하고 예비 시니어 선교사들을 위해 정보를 제공했다. 


전업주부인 이희선(58·여)씨는 “최근 사업을 정리한 남편과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선교하기로 합의했다”며 “나섬공동체나 한국외국인선교회(FAN) 등 관련 단체의 부스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시니어선교는 노령인구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725만7288명으로 전체 인구(5175만3820명)의 14.0%를 넘어섰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시니어선교한국 대표 이시영(80·전 유엔대사) 장로는 “시니어 세대는 식민 통치와 분단, 전쟁이라는 아픔과 유례없는 경제발전을 동시에 경험하며 하나님의 쓰임을 받았다”며 “그들이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미전도종족을 섬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교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