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안수를 허락하지 않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총회장 권순웅 목사) 내부에서 오는 9월 제108회 정기총회를 앞두고 '여성안수를 허락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여동문회(여동문회·회장 이주연)를 중심으로 한 교단 내 여성들도 입장문을 발표하며 여론을 확산하고 있다.

예장합동 총회 산하 163개 노회 중 북전주노회를 비롯한 4개 노회가 '여성안수를 허락해 달라'는 헌의안을 상정했다. 북전주노회의 경우 '여성사역자지위향상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설치해 여성안수를 상시 연구하게 해 달라고 헌의했다. 

현재는 임시 위원회로 매년 정기총회 때 존속 허락을 받아야 한다.

헌의안은 노회들이 매년 한 차례 열리는 교단의 정기총회에서 논의해 달라고 건의하는 토의안건이다. 

총회는 헌의안을 모아 정기총회에서 다룰 회의안을 확정한다.

북전주노회는 "여성 군종목사는 물론이고 교계 각 기관에서도 여성 목사를 원하고 있으며 교인 다수를 차지하는 여성 교인을 대표할 여성 지도자도 필요하다"면서 "교세 하락을 방지하고 MZ세대 전도 등 현실적인 이유로도 여성 안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헌의안의 취지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연 여동문회 회장은 10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여동문회는 여성위원회와 협력해 교단 내에 여성안수에 대한 여론을 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면서 "9월 교단 정기총회 때까지 여성안수의 필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동문회는 최근 전국 교회에 여성안수에 대한 바람을 담은 문서도 발송했다.

문서에서 여동문들은 "여성사역자들이 여성이라는 성별에 의해 제한받지 않고 사역을 펼칠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한다"면서 "총회의 개혁과 부흥을 위해 여성안수를 허락해 주시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여성안수 반대의 논리로 주로 인용되는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고전14:34)'와 '여자는 일체 순종함으로 조용히 배우라(딤전2:11)'에 대해서도 여동문회는 "바울서신이 집필된 당시 발생한 교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언이었을 뿐 이를 현재 여성 전체에 일반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예장합동 여성위원회도 다음 달 23일 서울 강남구 예장합동 총회 회관에서 여성안수를 위한 공청회를 열고 교단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다.

이런 요구에도 불구하고 예장합동 여성안수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예장합동은 그동안 정기총회에 여성 안수 청원이 일곱 차례나 올라왔지만 모두 무산됐다.

여성안수를 허락한 예장통합 총회(총회장 이순창 목사)도 1933년 처음 여성안수 헌의안이 올라온 이후 62년이 지난 1994년에서야 법제화됐다. 

예장통합의 경우 여전도회전국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교단 내 평신도 여성 지도자들이 여성안수 통과의 전면에 서서 전방위 여론전을 펼치며 법제화의 물꼬를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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