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11월 청년 최일도 목사가 서울 청량리역 광장에서 굶주려 쓰러진 노인에게 라면을 끓여 대접한 것을 계기로 시작한 ‘밥퍼 운동’이 올해로 26년째를 맞았다. 

머물 곳도, 돌봐줄 가족도 없이 한 끼의 식사가 절실한 이들에게 최 목사와 다일공동체가 건넨 밥 한 공기는 어느새 700만 그릇을 넘어섰다. 

다일공동체는 무료제공 식사 700만 그릇 돌파를 기념해 7일 서울 동대문구 시립대로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나눔잔치 오병이어의 날 행사’를 열었다. 

당초 5월2일에 행사를 열 계획이었으나 세월호 참사에 따른 애도 차원에서 이날로 미뤘다.

국민일보 앞 공터에 마련된 의자 700석은 축하하러 온 인파로 가득 찼다. 

대부분이 매일 이곳에서 밥을 먹던 노숙인과 독거노인들이었다. 

서울 신림동에서 온 이진국(83) 할아버지는 “이곳에서 밥을 먹으면 배고픔도 가시지만 만들고 나눠주시는 분들의 사랑과 정성 덕에 쓸쓸했던 마음도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이 할아버지는 고마움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8년째 매일 본부 주변에 자라난 화초를 돌보고 있다. 

문희만(82) 할아버지는 트로트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고 최고령자 민형식(103) 할아버지는 앉은 자리에서 웃으며 “좋은 날이야”라고 연신 말했다. 

행사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조현재 차관과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등 정·관계 인사도 다수 참석했다. 

조 차관은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들께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 임하길 기원한다”며 “빈부격차를 유발하며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제도를 고쳐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일공동체는 이날 개그맨 정준하씨와 배우 박민경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최 목사는 ‘이 땅에 밥 굶는 이 없을 때까지’를 제목으로 한 설교에서 “가난한 이웃을 품고, 그들의 ‘밥’이 되기 위해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다일공동체는 국내외에서 복음과 밥을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일공동체는 현재 7개 국가(미국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네팔 탄자니아)에 해외분원을 열어 지역 빈민구제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음 달에는 아프리카 우간다에 분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행사 마지막에는 지름 2m의 나무 솥에 쌀밥과 갖가지 나물, 호두와 잣 등을 넣어 1500인분의 비빔밥을 만드는 시간도 가졌다. 

참석자들은 최 목사의 선창에 따라 “우리 모두 이 밥 먹고 밥이 돼 사랑을 나누자”고 외친 뒤 식사를 나눴다.

<노컷뉴스, 미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