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버라 부시 여사가 1990년 영부인 시절 애완견과
함께 찍은 사진. /AP 연합뉴스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1989 ~1993년 재임)의 부인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2001~2009년 재임)의 어머니인 바버라 부시(92) 여사가 17일 텍사스주 휴스턴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심장질환 등으로 투병하던 그는 이틀 전 연명 치료를 끊고 가족들과 이별을 준비해 왔다.
역대 미 대통령 중 '최장수 커플'로 73년을 함께 살았던 남편 부시 전 대통령이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했다고 한다.
진 베커 부시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부시 전 대통령은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겪었지만, 가족들의 도움으로 이겨내고 있다"고 했다.
AP통신은 "10대 소년 소녀로 만나 첫눈에 반한 뒤 평생 함께한 결혼 생활은 한 편의 동화"라며 "부시 전 대통령은 매일 밤 '사랑해, 바비(바버라의 애칭)'라고 말하는 걸 잊지 않았다"고 전했다
.
CNN은 바버라 여사가 1989년 에이즈에 감염된 아기 보육 시설을 방문해 한 시간 가까이 아이들을 품에 안으며 에이즈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떨치는 데 기여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인간미로 영부인 역할을 새롭게 정의했다"고 했다.
백악관 입성 첫해 자신의 이름을 딴 '바버라 부시 재단'을 설립하고 열정적으로 펼쳐온 소외 계층 문맹 퇴치 운동은 대표적 유산이다.
바버라 여사는 "열심히 일하면 누구든 공평한 기회를 얻는 게 아메리칸 드림인데, 읽고 쓰는 능력조차 가르쳐주지 않는 건 아메리칸 드림 이룰 기회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직 대통령들도 잇따라 추모 성명을 발표하고 고인을 기렸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기개와 우아함, 명석함과 아름다움을 겸비한 고인은 가족·친구·조국에 대한 열정적 헌신으로, 정직하고 활기 넘치는 인생이 무엇인지 보여줬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녀, 손주, 나아가 수없이 많은 미국인에게 미국적 가치와 미덕이 무엇인지 알려준 고인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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