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내려놓고 신학교 간 남편 김상훈 목사, 저자 윤정희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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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목사가 신장이식 수술을 한 뒤 윤 사모와 함께 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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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희 사모와 김상훈 목사가 가슴으로 낳은 자녀들과 함께 자리했다. 일곱 번째 아이를 입양하기 전 사진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소감 한마디. “이것이 기독교다!”
거기에 기독교가 있었고, 교회가 있었다. 사랑이 있었다.
저자 윤정희 사모와 남편 김상훈 목사, 그리고 가슴으로 낳은 7명 자녀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만신창이가 된 이 땅 기독교의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책은 7명의 자녀 모두(대부분 크고 작은 장애가 있다)를 입양하고 생면부지의 타인을 위해 부부가 각각 신장을 기증한 ‘사랑의 가족’ 이야기다.
‘주고, 또 주고, 더 줄 것’을 찾고 있는 엄마 윤정희 사모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면서 윤 사모가 어떻게 그 많은 사랑을 실천할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우리 모두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래디컬적인 사랑 실천을 원한다. 대부분 사람들 마음속에는 선한 동기가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 같은 소망, 선한 동기는 여지없이 무너진다. 평범한 우리와 윤 사모와의 차이는 어디서 갈리는 것일까?
윤 사모가 사랑 실천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결국 하나님과의 절절한 만남이었다.
부르신 분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다함이 없는 구제와 사랑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책에는 윤 사모와 가족의 이야기가 간증 형식으로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그 이야기 가운데 흐르는 중심 줄기는 끊임없는 하나님과의 대화다.
윤 사모가 하나님께 묻는다. 하나님은 다양한 방법으로 응답하신다.
그 응답은 윤 사모 가족에게 보여주시는 ‘구름기둥과 불기둥’ 이었다.
그 하나님의 소리를 들었고, 느꼈고, 보았기에 행할 수 있는 이야기가 책 안에 담겨 있다.
그래서 그 소리를 듣지도, 느끼지도, 보지도 못한 사람들에게 윤 사모의 사랑은 ‘바보 같은 일’과 같이 여겨진다. 맞다. 윤 사모는 바보다. 그녀는 ‘그리스도를 위한 바보’다.
20대에 윤 사모는 아름다운 결혼과 행복한 가정을 꿈꾼 보통 여성이었다.
그러나 내면 깊숙하게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는 강한 뜻이 있었다. 어느 날, 환상 가운데 중증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공주 동곡 요양원을 보았다.
하나님이 보여주신 곳이었다. 그곳을 찾아 하룻밤 머물렀다. 도저히 그들과 함께 살 자신이 없었다. “하나님, 도대체 이게 뭔가요?” 다음날 새벽, 부담스런 그 장소를 떠나려는 그녀에게 주님이 찾아와 말하셨다.
“정희야, 내 눈엔 네가 더 장애자로 보이는구나.” 통곡하며 회개했다. 자고 있는 중증장애아들을 보고 다짐했다. ‘이제부터는 내가 너희들의 엄마다. 우리 열심히 사랑하자.’
3년 동안 아이들을 보살폈다. 그리고 남편 김상훈 목사를 만나 결혼했다.
풍성한 하나님의 가족을 그렸다. 뜻대로 안됐다. 아이를 가지려 했지만 연이어 4번 유산했다. 하나님께서 가정을 이루도록 인도하셨다는 확신 가운데 한 결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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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 땡큐/윤정희 지음/규장


주 뜻대로 살기 위해서 무진장 애를 썼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아이를 주시고 다시 거두셨던 것일까? 하나님을 원망하며 “왜 네 번씩이나 유산을 하게 하시느냐”고 대들었다. 그때 주님이 나직이 말씀하셨다.
“네 아이 잃은 게 그렇게 마음이 아프고 슬프니? 나는 이 땅에 버려진 수많은 내 아이들, 영혼도 없이 떠도는 내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픈데 너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없어진 네 아이 때문에 아파하는구나.”
그때 윤 사모는 깨달았다. “주님이 한없이 부족한 우리 부부를 통해 원대한 계획을 세우시고 이 땅의 동역자로 세우셨구나.” 무릎을 꿇고 서원했다. “주여, 우리를 평생 주님의 도구로 사용하여 주소서.”
2000년에 하은이와 하선이의 입양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7명의 아이를 가슴으로 낳았다. 환경 따지지 않았다. 아이의 상태도 보지 않았다. 입양기관에서 “이 아이를 돌볼 사람은 목사님 부부밖에 없어요”라고 말하면 두말하지 않았다. “이 아이가 바로 주님이 주신 우리 아이”라며 데려왔다.
두 부부에게는 지금 콩팥이 한 개밖에 없다. 둘째 하선이가 심하게 아팠을 때 윤 사모는 하나님께 서원했다.
“이 아이를 고쳐주시면 제 신장을 기증하겠습니다.” 하선이는 깨끗하게 치유됐다. 2007년 윤 사모는 서원대로 아무 조건 없이 신장병 환자에게 콩팥을 기증했다.
수술은 쉽지 않았다. 콩팥을 빼내기 위해 갈비뼈 하나를 제거해야만 했다. 김 목사도 2009년에 신장을 기증했다.
기증을 결심하자 주위에서는 모두 만류했다. 목회자들은 “김 목사, 몸이 약하면 목회도 못해”라고 말했다. 그때, 김 목사가 대답했다. “약해져야지요. 더 약해져야지요.”
목회하기 전 김 목사는 연봉 1억이 넘는 직장인이었다. 아무 걱정 없이 평생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주님은 목회를 원하셨다. 부부는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고 토로한다. 이들은 현재 ‘다 내려놓음’의 삶을 살고 있다.
책 속에는 기적의 이야기들이 넘친다. 내려놓았을 때 받았던 축복의 스토리들이 있다. 그 속에 나오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 세상은 한번 살아볼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한 두 명의 아이를 위해서 아등바등하는 우리네 입장에선 7명의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는지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삶에는 언제나 하나님이 함께해 주시는 ‘플러스 알파’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하나님은 윤 사모에게 약속하셨다. “네가 너와 함께하겠다”라고. 이후 윤 사모가 할 수 있는 말은 오직 하나였다. “하나님, 땡큐!”
첫째 하은이는 지금 전액 장학금을 받고 ‘하나님의 학교’로 알려진 미국 뉴저지 크리스천아카데미에서 유학 중이다.
이 가족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이들 가족에게 사랑은 동사다. 끊임없이 사랑을 흘러 보낸다.
하은이는 값없이 유학 와서 공부할 수 있음을 감격하며 자신과 같은 처지의 작은 교회 목회자나 오지 선교사 자녀들이 유학 올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
윤 사모는 가난한 목회자 자녀들이 더 많이 유학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책 인세도 뉴저지크리스천아카데미에 전액 전달키로 했다. 사랑은 더 큰 사랑을 가져온다!
책에는 훈훈한 온기가 있다. 글을 따라 가다보면 미소가 번지며 ‘그래, 사랑하며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에 고프면’ 이 책을 읽으시라. 당신 역시 “하나님, 땡큐” 하며 책을 통해 이 사랑의 가족과 만날 수 있음을 감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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