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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중국과 라오스를 거쳐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 조모(여·27)씨. 다섯 살배기 딸과 함께 6일 아침 일찍 대구 집을 나서 서울로 향했다.


목적지는 구국기도행사인 ‘2013 쥬빌리 코리아 기도큰모임’이 열리는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무대 맨 앞쪽에 자리 잡은 그의 입에서는 기도 시간 내내 ‘규철(가명)’이라는 이름이 떠나지 않았다.


조규철.


그의 하나뿐인 남동생은 한차례 탈북을 시도했다가 지난해 중국에서 북송 당했다.


최근 라오스에서 발생한 탈북고아 북송 사건 때문인지 그의 기도는 더욱 절박하게 들렸다.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상임위원장 이상숙 권사) 주관으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3000명 가까운 ‘기도의 용사’들이 모여들었다.


조씨 같은 탈북 성도들을 비롯해 통일선교단체 회원들과 북한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내·외 교회 성도들로 10대 청소년부터 7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이날 기도큰모임에 이어 7일부터 26일까지 민족 통일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이레평화기도회’가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과 비무장지대(DMZ) 등에서 이어진다.


올해 기도큰모임의 주제는 ‘교회가 씨뿌리는 통일(시 126:6)’. 대회 준비위원장인 오일환 장로는 개회선언을 통해 “오늘 기도 모임은 평화와 통일을 향한 온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자리”라며 “뿔뿔이 흩어진 그리스도인, 특히 젊은 세대가 조국과 민족을 위해 기도로써 통일의 씨를 뿌리는 계기로 삼자”고 힘주어 말했다.


총 3부로 나뉘어 진행된 기도회는 CCM 가수 송정미의 무대로 막을 열었다.


개회가 선언된 뒤에는 북한 주요 지역의 상징이 새겨진 깃발을 든 기수단 입장 세리머니와 감사구호 제창, 2차례에 걸친 설교 및 통성기도, 촛불 퍼포먼스, 애국가 제창 등으로 이어졌다.


화종부(남서울교회) 목사는 ‘우리에게 응한 여호와의 은혜의 해(눅 4:16∼21)’라는 제목의 메시지로 참석자들에게 도전을 줬다.


“수십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 우리는 잘 먹고 잘사는 듯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념과 지역, 세대와 계층으로 갈라져 갈등과 고통 속에 처한 삶이 우리의 실존입니다.
부요하지만 위로와 안식이 없는 이 땅에 필요한 건 바로 주님의 은혜입니다.
주님께서는 세상적인 논리가 아니라 믿음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찾는 신실한 성도들의 출현을 원하십니다.”


오후 1시부터 5시간 남짓 이어진 행사는 설교와 찬양 사이 사이에 한국교회 회개와 부흥, 나라와 민족, 북한정권과 지하교회, 탈북민을 위한 뜨거운 기도로 열기가 고조됐다.


북한선교를 위한 참석자들의 자발적인 서약도 이어졌다.


기도회를 마치고 행사장을 나서는 참석자들에게는 ‘북한이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재개를 위한 남북간 회담을 제의했다’는 반가운 뉴스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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