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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 딛고 찬양사역자, 서예가로 꿈과 비전 이룬 두 사람

조미옥(45) 사모와 김병님(80·여) 권사는 ‘하나님의 일’을 하겠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었기에 지난 세월 아픔과 시련을 견딜 수 있었다. 

조 사모는 최근 열린 복음성가경연대회에서 수상하고 찬양 사역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김 권사는 제5회 대한민국 기독교 서예상 수상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서예가로 당당히 이름을 알렸다. 

“하나님의 소명을 감당하는 우리는 영원한 현역”이라고 밝게 웃는 이들을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조미옥 사모 
"찬양은 나를 숨 쉬게 해"

성악을 전공하던 조 사모는 대학 3학년 때 예수님을 처음 만났다. 
찬양 사역의 꿈도 그때부터 그렸다. 하지만 그 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목사님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 결혼하면서 저는 노래와 무관한 삶을 살았습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시아버지와 퇴행성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누워만 계시는 시어머니는 피해망상증까지 앓고 계셨습니다. 
그 사이 아이들도 태어나고…. 
파트타임 교회 전도사인 남편의 사례비로는 살림을 꾸려갈 수 없었습니다.”

결혼 후 7년 만에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조 사모는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대형마트 점원, 어린이집 보조교사, 한의원에서도 일했다. 

2년 전 남편이 경기도 성남시 예수사랑교회 부목사로 오면서부터 조 사모는 세차일을 시작했다.
“이영복 담임목사님과 사모님이 평소 제 꿈이 찬양 사역자란 걸 아시고 복음성가 경연대회에 나갈 것을 권면하셨습니다. 
한국복음성가협회 홈페이지를 가보니 접수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더라고요. 
그런데 무엇보다 대회를 준비하려면 지난 2년간 해온 세차일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정말 벼랑 끝에 선 심정이었지요.”

그때 남편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남편인 배성공 부목사는 “결혼하고 지금까지 20년 넘게 아내가 그 좋아하는 노래를 마음껏 불러본 적이 없다”며 “더 늦기 전에 아내의 꿈을 찾아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남편은 “새로운 것을 받으려면 지금 것을 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편의 말대로 모든 걸 내려놓자 다시 새로운 것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두 번의 예선을 통과했고 본선에 오른 조 사모는 찬양 사역자인 박경옥(진천 덕산교회) 사모로부터 ‘내 마음 변치 않으리’란 곡도 선물 받았다. 

그리고 지난달 25일 선한목자교회에서 열린 제16회 한국복음성가경연대회에서 14명의 참가자 중 동상을 받았다.

“찬양을 통해 고난 중에 있는 이들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저에게 찬양은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찬양을 부를 때 생기가 솟고 공허함이 채워지거든요.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는 위로와 치유의 사역자가 되겠습니다.”


#김병님 권사 
"서예는 내 삶의 활력소"

올해 여든 살의 김 권사는 일평생 손에 물 마를 날이 없었다. 
1965년 막 돌 지난 첫애를 둘러업고 잘살아보기 위해 서울로 올라온 김 권사는 몸이 불편한 남편을 대신해 열심히 일했다. 

가녀린 체구에도 불구하고 김 권사는 계란 210개를 머리에 이고 집집마다 팔러 다녔다. 
유일하게 잠시 쉬는 곳이 있었는데, ‘서예’라는 간판이 붙은 한 건물 아래였다. 

그곳에서 김 권사는 “내가 언젠가는 서예로 복음을 전하리라”고 마음먹었다. 
그 한 가지 희망으로 김 권사는 하루 하루를 살아왔다.

“84년 처음으로 문화센터 서예교실에 등록하면서 서예를 접했습니다. 
그때는 사는 게 바빠 제대로 다닐 수는 없었어요. 
96년에 제 스승인 산돌 조용선 권사님을 만났는데도 치매 걸린 남편 돌보느라, 손주들 키우느라 붓을 잡을 새도 없었지요. 
그러나 2007년 남편이 먼저 하늘나라로 떠가고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나이 일흔여섯. 틈틈이 성경 말씀을 쓰면서 전시도 열었다. 

특히 이번 대한민국 기독교 서예상은 세필로 요한계시록을 필사한 작품이 심사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서예는 제 생활의 활력소입니다. 붓을 잡으면 눈과 정신이 맑아져요. 
손에도 힘이 생기고. 말씀을 눈으로 읽는 것과 직접 쓰는 것은 큰 차이가 있어요.
마음 자세부터 달라집니다. 

이 생에서의 얼마 남지 않은 삶, 천국에 가려면 주님의 말씀대로 바르게 살아야 하잖아요. 
제발 우리 모두 바르게 살아요.”

한편 한국기독교서예협회는 오는 10∼16일 서울 인사동 하나로갤러리에서 제7회 한국기독교서예협회 회원전을 갖는다.

 이 기간 중에 대한민국 기독교 서예전람회 공모전 시상 및 입선작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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