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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제 앨범을 만들고 있습니다.
1993년 제4회 CBS 창작복음성가대회 본선에 오르면서 찬양사역의 시작을 알리려 했으나 당시 수상을 못하면서 제게 가창의 달란트가 없음을 알고 프로듀서, 기획자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틈틈이 곡을 쓰면서 다른 사역자들의 앨범에 수록되는 영광도 있었습니다.”


CCM 작곡자, 한국찬양사역자연합회 기획이사인 강훈(40) 목사가 보내온 이메일의 내용이다.
갑작스레 메일을 보낸 이유를 그는 이렇게 밝혔다.


“제가 쓴 곡들이 오랜 시간 묻혀있음을 보면서 ‘난 정말 곡을 못 쓰는 걸까, 왜 묻힐까’ ‘내 곡 때문에 그 사역자도 묻히는 건가’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 곡을 쓴 탓인지는 몰라도 활동을 잘 이어가지 못했던 그 (CCM)가수가 다시 빛이라도 보았으면 하는 마음에 제가 쓴 곡들을 묶어 앨범을 내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더 덧붙였다.


“제가 만든 곡들과 함께 20년째 이어온 찬양사역의 길.
신앙의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간증, 찬양, 집회를 준비 중입니다.
사례는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5명이든 10명이든 인원도 상관없습니다.
신인된 마음으로 가겠습니다.”


사실 좀 놀랐다.


오랜 시간 잘나가는 프로듀서요 음반 기획자로 활동했고, CCM 힙합그룹 ‘바이러스’를 이끌고 있으며 특히 그는 ‘CCM계 독설가’로도 유명하다.


이렇게 자신감 넘치는 그가 ‘신인’으로 사례비 없이 움직인다는 게 신선했다.


최근 첫 작곡앨범 ‘예배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를 발표하고 본격 찬양사역자로 나선 강 목사를 지난 18일 만났다.


앨범에는 강 목사의 대표곡 ‘예배할 때 행복합니다’ ‘나의 자랑 예수’ ‘꽃’ 등 13곡이 담겼다.


새롭게 편곡하지 않고 과거 발표된 원곡을 그대로 실었다. ‘예배할 때…’와 창작복음성가제 입선곡인 ‘신들메’는 강 목사가 직접 녹음했다.


노래에 재능이 없어 ‘가수’의 길을 포기했던 그에게 찬양사역자로 나서는 소감을 물었다.


“요즘 가창력 좋은 친구들이 얼마나 많아요.
사실 저는 노래로는 힘들어요. 하지만 제겐 좋은 간증이 있어요. ‘역전의 명수 하나님’을 주제로 한 간증과 더불어 찬양을 부릅니다.
교회와 성도들에게 건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역자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뛰겠습니다."


강 목사는 두 달 전부터 찬양사역자인 전용대 목사를 따라다니며 한두 곡 정도 부른다고 했다.
그렇게라도 하면서 찬양사역을 배우고 있단다.


“사실 제 위치에서 누구를 따라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목사님 짐도 들어드리고 음향 세팅하고 그분 하시는 거 옆에서 보면서 배우는 게 많습니다.
찬양사역자가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닙니다.
한마디라도 성도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하려면 선배들이 어떻게 사역을 하는지 보고 듣고 배워야 합니다.”


5년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CCM 관련 상담을 해온 그는 CCM 평론가로도 유명하다.


특히 블로그 ‘강훈의 돌직구’나 페이스북에서 ‘CCM 사역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그는 그야말로 독설에 가까운 거침없는 입담을 쏟아낸다.


“제가 좀 전투적이라….
시작은 방송선교라는 명분으로 찬양사역자들에게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는 한 방송사의 행태를 비판했습니다.
직원들은 월급 많이 주면서 말입니다.
사실 찬양사역자들 어렵다는 거 누구보다 잘 알잖아요.
방송선교는 직원들이 하셔야죠.
그게 부당하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사역자들을 옹호만 하는 건 또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교대회 무대에 서기 위해 형편이 안 돼도 대출을 받아 비행기 값을 마련해 가는 사역자들이 있습니다.
그 대회가 자비량이라 지원이 없거든요.
그런데 왜 국내 미자립교회나 소외지역은 자비량으로 안갈까요?
사역자들이 할 말은 없지만 아마 제가 미울 겁니다(웃음).”


강 목사 스스로도 적이 많을 거라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왜 이런 독설을 날릴까.


“우리 안에 자극을 주고 싶었습니다.
비록 글이긴 해도 내용을 공유함으로써 자기반성도 되고 변화도 가져보자는 것입니다.”


결국 강 목사도 CCM 부흥을 위해 이 길을 걷는 것이다.


“앞으로 20년 열심히 사역해서 제가 60세가 됐을 땐 ‘찬양사역자 되고 싶어?
그럼 강훈 목사 찾아가봐’라는 말이 나오는 게 제 꿈입니다.
지금 이 모든 사역이 이때를 위함입니다.
앞으로도 음악만이 아닌 할 수 있는 건 다 할 겁니다.
특히 미자립교회, 개척교회를 위한 예배사역에 집중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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