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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중철(오른쪽) 순복음여수제일교회 장로가 용접을 배우는 수강생을 칭찬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활용되는 용접과 배관기술을 무료로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다. 

홍중철(61한국바스프㈜ 기계정비 선임 계장) 장로가 전남 여수 순복음여수제일교회(김윤철 목사)에서 운영하는 '용접배관기술 나눔터'가 그곳이다.

15일 오후 홍 장로는 접합 및 용접기술을 가르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접합기술(welding)은 2개 이상의 금속재료를 용융, 반 융용 상태로 용접봉(filler material)을 첨가해 접합하는 것이다. 

또 용접은 접합하고자 하는 부분을 연속성이 있도록 접합하는 기술을 말한다. 

섭씨 약 5000도의 아크 열로 생긴 쇳물로 재료를 붙인다.

그는 용접 기술을 배우는 학생과 살가운 대화를 나눴다.

"선생님이 독실한 크리스천이라면서요? 제가 고민이 좀 있는데요."

"네, 그러시군요. 우리 죄를 대신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만나면 마음이 평안해지실 겁니다."

용접배관기술 나눔터는 1996년 9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전이었을 겁니다. 

여수 앞바다 뱃사람들이 제게 용접을 가르쳐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한두 명 교육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용접을 배우려는 사람이 줄을 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교육하고 있어요. 배운 학생이 취직해 돈 벌었다고 자랑하러 오면 그렇게 보람 있고 행복할 수 없답니다.(웃음)"

홍 장로는 지난해 여수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입상할 수 있도록 용접기술을 지도했다. 

또 ㈜로텍 직원에게 6개월간 용접 자격증 교육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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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중철 장로가 빔프로젝터를 활용해 용접 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올해는 ㈜OK ENG 직원과 건설현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용접기술 교육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여수 한영대와 창신대 교육, 국가기술 자격증 감독위원, 산업현장 교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산업현장의 인재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중화학 공업이 급속히 발전하고 대형화되면서 조선과 기계, 자동차, 화학, 금속, 건축 원자력 설비 등이 복잡화되고 철 및 금속의 접합 분야가 긴히 필요하게 됐다. 산업현장에 숙련된 기술인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눔터 운영의 어려움과 보람 등을 묻자, "제가 출석하는 교회가 앞마당에 실습장과 교육실을 무상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자비로 운영하다 보니 재료비와 전기세 등이 많이 든다. 

마누라가 적당히 쓰라며 가끔 잔소리하지만 천국에 상급을 쌓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일찍부터 현장 기술자의 길을 걸었다. 

학창시절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은 환경에서 용접배관 기술을 배웠다. 

자신의 집에다 용접 실습장을 만들었다.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노력한 결과 남들보다 빠르게 관련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이후 30여 년 산업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용접 및 배관 기능장을 포함해 다양한 자격증을 땄다. 

이종 금속, 오비탈 용접 기술을 연구하고 발전시켰다.

직장에선 늘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고민했다.

 많은 아이디어를 내 직장 내 안전과 품질 향상에 기여했다.

협력업체에는 고급 이종금속 용접 기술을 전수했다. 

아울러 용접 전문 서적 '최신용접공학'(도서출판 나누리)을 발간했고 특허 4건, 실용신안 2건, 디자인 등록 2건을 출원했다. 

이런 공적을 인정받아 2018년 근로자의 날에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열심이다. 

나눔봉사단 단장, 제일장학회 위원장, 동부지역 기능장협의회 부회장, 11기 여수시민 경찰 회장 등으로 활동한다. 

코로나19 기간에 30여 회 소독 봉사활동을 벌였다. 2020년 전남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홍 장로는 금속재료 용접 분야 '명장' 심사를 앞두고 있다. 

명장이란 산업현장에 장기간 종사한 자로서 투철한 장인정신과 해당 분야 최고의 기술 수준을 갖춘 자 중 기술발전에 크게 공헌해 노동부 장관이 일정한 수준에 의거 선정한 자를 말한다.

그는 용접배관 기술 인재 양성을 계속해 나갈 포부를 갖고 있다. 

개척미자립교회 목회자에게 용접배관 기술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는 "열심히 산업현장에서 일하고 인재를 양성하면 대한민국과 한국교회가 더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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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봉사단 단원들과 소외 이웃을 위해 연탄을 나르는 홍중철 장로.

 

 

    <국민일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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