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교회를 돕기 위한 노회
▲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평양노회는 지난 1년간 선교지 교회개척과 목회자 복지, 신학교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노회의 건강한 모델을 보여줬다. 왼쪽부터 이재영 회계, 고영기 노회장, 최광욱 장로 부노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평양노회가 열렸던 지난해 4월. 노회장에 추대된 고영기 서울 상암월드교회 목사가 단상에 섰다. “목사님들, 이번 회기부터 강사료와 회의비를 일절 없애고 그걸로 선교지에 교회를 개척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저부터 회의비를 받지 않고 노회장 판공비를 내놓겠습니다. 대신 미자립교회 목회자와 군목, 은퇴목사님을 지원합시다.”
장내가 잠시 술렁였다. 그도 그럴 것이, 노회 행사 설교나 축사 등 순서를 맡은 목회자와 회의에 참가한 임원들에게 교통비를 지급하는 것은 오랜 관행이었다.
회의가 두 번 있는 날엔 중복 지급되기도 했다.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얼굴을 붉히기 일쑤였다. 7명의 목회자가 나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좋습니다. 노회장 뜻대로 한번 해봅시다.” “좋습니다. 그럼 통과됐습니다. 땅땅땅.”
평양노회는 절약한 회의비와 선교후원금으로 지난달 태국 실라삼교회와 미얀마 실롱징교회를 세웠다.
군목 7명과 원로목사 5명에게는 매달 15만원씩 목회활동비를 보냈다. 3명의 은퇴목사와 7개 미자립교회 목회자에겐 10만원씩 생활비를 지원했다.
총신대와 칼빈대에도 700만원의 장학금을 보냈다. 회의비가 선교지 교회 건축과 목회자 복지를 위한 ‘종자돈’이 된 것이다.
고 목사는 “군목들은 월급을 쪼개서 군종사병을 챙기고 자비를 털어 전도용 간식을 마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아무런 노후대책 없이 교회에서 나온 은퇴목사님이나 생활이 빠듯한 군목들에게 10만~15만원의 후원금은 큰 돈”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노회가 1년 예산으로 회의를 하거나 친목행사를 치르는 게 관행처럼 돼 있다”면서 “이걸 탈피하려면 임원들이 먼저 조그만 자기 욕심을 내려놓고 희생하고 섬겨야 한다”고 말했다.
부노회장으로 활동한 최광욱(68) 장로도 “노회가 잘 되려면 결국 노회장의 바른 결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예장 합동에 136개의 노회가 있는데 1개 노회가 1개의 교회를 개척하고 10여명의 은퇴목사나 미자립교회 목회자만 챙겨도 큰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를 맡은 이재영(63) 장로도 “개혁이란 자기 것을 내놓고 희생하면서 남을 섬길 때 되는 것”이라며 “사사로운 감정에 매이지 않고 지역 교회를 섬기기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할 때 노회의 사업이 보인다”고 조언했다.
평양노회는 올해부터 남은 예산을 이월시키지 않고 노회회관 건립을 위해 적립하기로 했다. 이들의 임기는 오는 11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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