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손양원 목사의 맏딸 손동희 권사가 지난 13일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발표회에서 손 목사의 신앙관을 설명하고 있다.
“손양원 목사는 애국지사 손양원이 아닙니다. 순교자 손양원입니다.”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1902∼1950) 목사의 맏딸 손동희(82·부산 대연중앙교회) 권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또박또박 항변했다.
지난 13일 경기도 성남 분당한신교회(이윤재 목사) 비전홀. ‘기독교 신앙과 민족주의’를 주제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 월례 발표회 마지막 연사로 나선 손 권사의 얘기에 청중의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손 권사는 “제가 오늘 이곳에 나온 이유는 손양원 목사의 신앙관을 잘못 알고 말하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신문이나 책을 통해 ‘일제 강점기 때 손 목사의 신사참배 거부운동은 가장 적극적인 민족주의 운동이었다, 종신형을 선고받은 이유 역시 우상숭배 반대를 넘어선 민족주의적 투쟁에 의한 것이었다, 민족의식과 주체성이 철저해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에 투쟁했다’는 등의 얘기를 접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결국 손 목사가 민족주의자냐 복음주의자냐는 문제인데 그는 그런 질문을 초월한 분으로, 그런 근거 없는 질문 위에 놓일 분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손 권사는 “아버지(손 목사)가 신사참배를 거부한 것은 오직 십계명 중 제 1계명(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을 지키기 위해서일 뿐”이라며 “손 목사의 신사참배 거부를 민족주의 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최근 손 목사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서 그를 ‘민족주의자’로 치켜세우는 데 대한 일종의 경고였다.
손 권사는 “만약 손 목사가 그렇게 적극적으로 민족운동을 펼쳤다면 ‘성자 손양원’이 아니라 ‘애국지사 손양원’의 칭호를 붙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5분 남짓한 발언을 위해 전날 상경한 손 권사의 맺음말은 단호했다.
“손 목사는 ‘예수’라는 두 글자를 빼면 그저 평범한 존재에 불과한 사람입니다.
오직 하늘을 향한 길만을 걸었던 분입니다.
손양원 목사는 순교자 손양원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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