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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기원이 고통이라는 말이 있다.
오스트리아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는 심장판막 이상으로 늘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를 겪었다.


이 때문에 말러의 교향곡은 죽음의 공포와 부활의 소망이 장엄하게 교차한다고 외과의사이자 예술 애호가 필립 샌드블롬은 분석했다.


반신이 불편한 CCM사역자 김관용(33) 전도사는 노래로 하나님과 교감한다.


첼리스트 성지송(39)씨는 연주 중 어깨 통증을 잊는다.

 

●  김관용씨 데뷔앨범 ‘사랑의 하나님이여’… “혀 마비·1급 뇌병변도 못말린 찬양 담았죠”

 

1급 뇌병변장애를 가진 김관용(비전성실교회·사진) 전도사.


 그가 ‘사랑의 하나님이여’를 제목으로 데뷔 음반을 냈다.


직접 작사 작곡한 사랑의 하나님이여를 비롯한 창작곡 4곡과 반주곡 4곡이 실렸다.
쉼뮤직 오성진 전도사가 만든 ‘우리 함께’는 자녀 도언(7)군과 하언(6)양과 함께 불렀다.


호서대에서 성악을 전공하다 2004년 가정형편 때문에 그만뒀다. 음악을 쉬진 않았다.
피아노, 기타, 플루트, 드럼, 색소폰을 배우고 노래를 불렀다.

 

김관용씨, 음악을 통해 하나님과 교감해요


이듬해 결혼 후 닥치는 대로 일했다. 생계를 위해서였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오후 4시까지 축하 화환을 배달했다.


저녁 6시부터 밤 12시30분까지는 헬스장 트레이너로 일했다.
하루 3, 4시간도 못 자는 날이 이어졌다.


2007년 가을 평소와 다름없는 날.


갑자기 몸이 마비되는 느낌이 왔다.


이날 밤 병원에 입원한 김 전도사는 그 후 1년 가까이 병석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진단명은 뇌병변장애. 의사는 과로가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오른쪽 다리와 팔을 움직일 수 없었다.
혀가 마비돼 말을 하기도 어려웠다.


하루 7∼8시간씩 학교 운동장을 돌며 재활에 안간힘을 썼다. 두 아이의 아버지였다.
가장으로서 몸을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생활고에 지친 아내는 2010년 초 그의 곁을 떠났다.


세, 네 살에 불과한 두 아이를 혼자 돌봤다.


그것도 한손과 한쪽 다리만으로. 밤이면 왼쪽 팔과 다리가 저려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
안 움직이는 오른쪽 팔다리가 얼마나 원망스러웠는지.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2011년 서울장신대에서 신학공부를 시작했다.
음악도 계속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음반기획사 문을 두드렸다.


“제 음반은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어요.” 쉼뮤직은 고민 끝에 음반을 내기로 결정했다.
김 전도사는 ‘갈 때’와 같은 어절은 여전히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녹음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지난 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왜 음악을 하느냐는 물음에 “음악을 통해 하나님과 교감해요.
제 삶은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를 따라나선 두 자녀의 눈에는 웃음기가 조롱조롱했다.


도언군은 “아빠와 함께 노래를 녹음할 때 아주 재미있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하언양은 “아빠 왼쪽 팔이 아프지 않도록, 빨리 여자친구가 생기도록 밤마다 기도한다”고 했다.

 

●   첼리스트 성지송씨 가스펠묵상 2집 ‘within’… “주님 치유 선물에 내 음악 키워드는 힐링”

 

성지송(새로운교회·사진)씨는 열 살 때 첼로를 시작했다.


서울예고를 거쳐 연세대 기악과에 입학, 순조롭게 첼로 연주자의 길을 걷는 듯했다.


그러나 유학 준비를 하던 1996년 여름 교통사고를 당했다.


겉보기엔 멀쩡해 보였다.


그런데 오른쪽 어깨를 송곳이 계속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24시간 이어졌다.
병원은 자율신경계가 손상됐다고 진단했다.


의사는 첼로 연주를 포기하라고 했다.
마침 부친의 사업실패로 집안 형편마저 어려웠다.
첼로를 안고 엉엉 울었다.

 

성지송씨, '하나님이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하도록

 너를 쓰기 위해 고통을 주신다'는 응답받아


학교를 간신히 졸업했지만 갈 곳이 없었다.
레스토랑 종업원으로 취직했다.


화장실 청소 등 온갖 허드렛일을 경험했다.
바텐더로도 일했다.


이왕 하는 일 제대로 하자는 생각에 한식조리사, 제과사, 조주기능사 자격증까지 땄다.
이렇게 10년가량 첼로 연주와 거리가 먼 일을 했다.


대신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경험을 했다.
‘왜 내게 이런 일을 주셨을까’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어느 날 기도 중 ‘하나님이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하도록 너를 쓰기 위해 고통을 주신다’는 응답을 받았다.


음악에 힘을 쏟아부었다.

 

2009년 직접 작곡 연주한 음반 ‘Light of mind’를 냈다.
이어 가스펠 음반 ‘Always be’를 발매했다.


지난해에는 아들 필립(必立·2)의 이름을 따 태교음반을 냈다.
2011년까지 3년 동안 지하철 예술무대 연주자로 활동했다.


일주일에 두 차례 지하철역 여기저기에서 첼로를 켰다.


한 승객은 어느 날 ‘꿈만 같은 연주예요. 눈물이 나오려는 데 꾹 참았어요.
진정 아름답습니다.
퇴근길 힘이 납니다’라는 쪽지를 건넸다.


기도 응답대로 그의 고통이 다른 사람에게 위로가 된 것이었을까.
성씨는 지금도 매주 세 차례 한의원, 신경과병원 등에서 어깨 통증을 치료한다.
30분 이상 한자리에 앉아 있기 어렵다.


사고 후 영화관에 간 적이 없다.


그는 7일 인터뷰에서 “이상하게도 한두 시간씩 앉아서 하는 연주는 거뜬히 해요.
연주 중에 고통을 느끼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within’이라는 제목으로 가스펠묵상 2집을 낸 성씨는 다음달 14일 서울 도곡동 율하우스에서 발매기념 콘서트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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