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송정명 목사

 

송정명-01.jpg

▲ 송정명 목사

 

“왜 한국의 대형 교회들이 자꾸 인재를 뽑아 가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인재를 뽑아갈 생각보다는 기를 생각을 해야 합니다.”
최근 후배 목회자의 교회 설립을 축하하기 위해 방한한 미주 한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송정명(68·미주평안교회) 목사의 말이다.
한국의 몇몇 교회가 후임 목회자로 미국 이민 1.5세, 2세 목회자를 청빙하고 있는 현상을 꼬집은 것이다.
미주 목회자들은 소명에 따라 순수한 마음으로 국내 교회에 부임하지만 한국 교회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만큼 덕이 안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미주 교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송 목사는 “한국 교회는 모(母)교회로서 이민 교회를 위해 지원하고 파송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물론 이민 목회자 청빙이 한국 교회의 시각을 넓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그건 이민 교회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목사는 30대에 미국으로 건너갔다.
서울 신수동성결교회 전도사로 사역하다 공부를 하기 위해 아예 이민을 간 것이다.
LA에서 구입한 중고차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정비소에 들렀던 게 다시 사역자로 붙들리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정비소 주인이 LA 동양선교교회 집사였던 것이다.
그 집사 때문에 선교회 임동선 담임목사를 만났다.
송 목사는 그 길로 동양선교교회 부목사가 돼 13년간 섬겼다.
이후 임 목사는 그에게 동양선교교회를 맡아 달라고 했지만 사양했다.
이미 송 목사는 작은 교회의 청빙을 받아놓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가 부임한 미주평안교회는 어른 20명, 아이들 10명이 전 교인이었다.
22년의 목회 결과 어른만 550명으로 성장했다.
송 목사는 “평안교회는 동양선교교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규모가 작다”며 “하지만 작은 교회에서 목회하는 것이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는 일이라고 생각해 지난 20년의 세월을 기쁘게 목회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미주평안교회는 한인 교회지만 타민족에게도 문턱을 확 낮췄다. 주중 학교를 통해서다.
영어반, 컴퓨터반 등을 개설했다.
흑인, 히스패닉, 맥시코인 등 매일 평균 350명이 와서 공부하고 있을 정도다.
아직 은퇴까지는 3년이 남았지만 미주평안교회는 후임자 물색에 들어갔다.
이미 후보를 2∼3명으로 압축해놓은 상태다. 송 목사가 꼽는 후임 목회자의 자질은 영력, 지력, 득력, 체력이다.
득력은 대인 관계를 말하고, 체력은 목회자가 육체적으로도 건강해야 교회도 건강하다는 뜻에서다.
은퇴 후엔 선교사 훈련에 주력하겠다는 게 송 목사의 계획이다.
“목회를 자기 힘으로 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을 믿고 의지하면 반드시 길을 열어주십니다. 조급하게 하지 말고, 멀리 바라보고 인내하면 됩니다.
목회자는 단거리 선수가 아닌 마라톤 선수임을 기억하십시오.”
대형 교회와 작은 교회를 두루 경험하고, 인생의 절반 이상인 35년을 이민 목회에 바친 선배 목회자가 후배 목회자들에게 주는 고언이다.
그는 특히 목회자는 많이 울어야 한다고 했다.
목회자가 눈물을 흘릴 때 목회 현장엔 하나님의 은혜가 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물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