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 2주년 맞는 소망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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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마리아교정선교회 고봉준 목사가 수용자들로부터 받은 편지를 읽고 있다.


사마리아교정선교회 고봉준 목사와 이영권 장로는 최근 ○○교도소를 찾았다.
다루기 힘든 문제 수용자가 있다고 해서 간 자리였다. 그곳에서 만난 40대 초반의 조폭 출신 박○○은 약혼자를 살해한 뒤 22세 때 교도소에 들어왔다.
수감 중 그는 여러 교도소를 옮겨다녔다. 가는 곳마다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날도 단식을 하다 겨우 죽을 먹고 고 목사와 이 장로를 만났다.
고 목사는 처음 만난 그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옆에 있던 이 장로는 긍휼의 눈물을 흘렸다.
박씨의 마음이 서서히 움직였다. “목사님을 만난 것도, 기도를 받은 것도 처음입니다.
일전에 천주교에서 영세를 받긴 했는데….” 고 목사와 이 장로는 1주일 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그의 일렁이는 파도를 진정시킨 건 다름 아닌 그리스도의 사랑이었다.
‘교정 사역의 사도’로 불리는 고 이정찬 목사는 ‘교도소는 갈림길’이라고 정의했다.
 재도약과 재타락의 교차로요, 부활과 사망의 갈림길이라는 것이다.
또 교도소는 축복의 낙원이 될 수 있고 저주의 장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 교회는 교정 사역을 통해 삭개오의 뽕나무가 되어야 하고, 요나가 회심을 이뤘던 물고기 뱃속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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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矯正) 사역 어떻게
법무부 교정본부 통계 자료를 보면 전국 51개 교정기관에 4만5000여명의 수용자(2011년 말 현재)가 있다.
한국 교회는 이들 수용자를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고 그들의 영성생활을 도울 뿐 아니라 출소 후 자활까지 돕고 있다.
\교정본부에 따르면 교정기관에서 교화활동을 하는 전국교정위원은 11월 현재 4915명이다.
이들 가운데 기독교 934명을 포함해 불교 천주교 등 종교단체에 속한 교정위원은 1942명이다.
기독교 위원들이 절반을 차지할 만큼 타 종교에 비해 적극적으로 교정 사역을 펼치고 있다는 얘기다.
목포교도소 종교위원인 고 목사는 “수용자들은 종교의 자유를 갖고 자발적으로 여러 종교행사에 참여한다”며 “다른 종교들에 비해 기독교가 가장 활발하게 교도소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 소관법인 중 교정 사역을 펼치는 기독교 단체는 기독교세진회 한국기독교교정복지선교회 새생명운동본부 한국교정선교회 한국청소년범죄예방협회 등 5곳이다.
이들 외에 담안선교회 사마리아교정선교회 은혜교정선교회 요셉선교회 같은 초교파 사역 단체들이 수용자의 교화를 위해 순회 예배를 드리고 소그룹 성경공부, 제자훈련, 정신교육, 영성훈련, 신앙상담 등의 사역을 맡는다. 몇몇 교도소에서는 이들 단체를 통해 수용자 구역 모임도 연다.

교정 사역 과제는
기독교 교정 사역이 타 종교에 비해 활발한 데는 이들 단체, 사명자들의 헌신도 있지만 개별 교회의 공격적 선교도 한몫 했다.
교회들은 긍휼 사역이나 사회선교, 사회봉사 등 복지선교 차원에서 교도소 사역을 펼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현장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교회 사역이 습관성 온정주의적 관점에 빠져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프로그램보다 이벤트·행사 위주, 물량공세로 나간다는 것이다.
또 교회 사역이 수도권이나 중소도시에 제한되다 보니 ‘교정기관 쏠림’ 현상도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교정 사역 전문가 양성도 고민해야 한다. 기독교세진회는 자원봉사 교육으로 ‘회복적 정의’ 세미나를 5개 권역별로 실시하며 전문 인력을 키우는 데 힘쓰고 있다.
출소자를 전문가로 양성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교도소에서 통신강좌 등을 통해 신학을 공부하고 후에 교정 사역에 헌신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제대로 된 교육 현장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기독교교정복지선교회 이인철 연구원장은 “미국 뉴욕신학교 교수들이 인근의 싱싱프리즌에서 직접 수용자를 대상으로 석사과정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례를 한국 교회가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이단·사이비의 적극적인 포교활동도 문제다. 이 연구원장은 “90년대 말에는 시한부종말론자들이 사형수를 대상으로 포교를 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며 “교도소 현장의 공무원들이 이단이나 사이비를 가려낼 안목이 없기 때문에 교단들과의 연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독교세진회 이성준 총무는 “군선교연합회처럼 교정 사역을 대표하는 연합회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교정 사역 전문가들은 군종목사나 경찰목사처럼 형목제도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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