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녀 4남 5남매 목사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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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경기도 구리 토평동 밀알교회에서 목사 안수식을 마친 뒤 김동일 목사(큰 사진 가운데)가 누나 김현조(왼쪽), 셋째형 김홍태 목사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해외 선교사로 현지에서 활동 중인 김수태(작은 사진 왼쪽) 김상태 목사는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밀알교회(이석형 목사) 본당.
예장통합총회 서울 동노회에서 주관하는 신임 목사 안수식이 진행 중이었다.
막내 동생인 김동일(38·남양주 차산제일교회·찬양사역자) 목사가 안수받는 광경을 지켜보던 김현조(여·52) 목사는 마음속으로 감사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저의 소원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 목사가 30년도 넘게 간구해온 기도 제목은 자신과 4명의 남동생까지 5남매 모두가 목사로 헌신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날은 그 소원이 이뤄지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2004년 목사 안수를 받은 둘째 동생인 김상태(44·필리핀 바탕가스 니빠 교회) 선교사를 시작으로 김현조 목사, 첫째 동생인 김수태(48·카타르 한인교회 담임) 목사, 김홍태(41·필리핀 마닐라 MK스쿨 한국아카데미 교목) 선교사에 이어 이번에 안수 받은 막내 동생까지 8년 만에 ‘목사 5남매’가 탄생한 것.
특히 모두 같은 교단(예장 통합) 출신의 목회자 5남매가 나온 건 이례적이다.
첫째 딸 옆에서 막내아들의 목사안수 의식을 지켜보던 아버지 김종성(76) 집사와 어머니 이순달(72) 권사의 감동은 몇 배나 더했다.
특히 김 집사는 자녀들을 손찌검하면서까지 교회에 못나가게 말렸던 장본인이었다.
이 가정에 믿음의 싹이 튼 건 1971년쯤. 김현조 목사는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외숙모의 부탁으로 외사촌 동생을 업어서 서울 미아삼거리 인근의 한 교회 부흥회에 데려다줬다가 ‘은혜’를 받았다.
그리고 4명의 동생들을 차근차근 전도해 나갔다. 동시에 아버지와 ‘영적 전쟁’도 시작됐다.
김 목사의 표현대로라면 아버지 김 집사는 거의 ‘가정폭력범 수준으로’ 5남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집안은 바람 잘 날 없었고, 이웃 사람들은 “예수 믿어서 망하려면 저 집에 가보라”며 비아냥거릴 정도였다.
그럴수록 김 목사는 동생들과 함께 신앙생활에 더 매진하면서 기도에 집중했다. “하나님, 아버지한테 어저께까지 맞은 게 억울해서 주신 믿음은 포기 못하겠습니다.
제발 우리 부모님도 하나님 좀 알게 해주세요.” 그 간절한 소망이 이뤄지기까지 9년이 걸렸다.
김 목사가 스무 살쯤 되던 무렵, 5남매의 성화로 아버지가 한두 번 교회에 발걸음하기 시작하더니 어머니도 따라 나섰다.
믿기 힘들게도 부모와 함께 교회 가는 일이 5남매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자랑거리가 됐다.
이 가정을 십 수년째 지켜본 이웃들의 반응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김홍태 목사는 “당시 우리 가족이 함께 교회 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동네 친구들이 ‘우리 집도 교회 다니자’고 부모들을 졸라 실제 전도로 이어진 경우도 많았다”면서 “그때 우리 가족이 경험한 믿음과 기도의 열매들이 우리 남매의 미래를 자연스럽게 인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선교사(3명)와 부목사(2명)로 섬기고 있는 이들 5남매가 하나같이 맞장구치는 얘기가 있다.
‘우리를 전도한 사람은 아버지’라는 것. “아버지가 아니었으면 우리는 절대로 예수님을 믿을 수 없었을 겁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통로로 아버지를 쓰신 거죠.”
점집을 즐겨 찾던 어머니는 권사가 됐다. 그렇게 교회를 싫어했던 아버지는 어떻게 변했을까.
“아버지는 자녀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모두 이 찬송으로 대신 표현하십니다.
우리 5남매 결혼식에서도 매번 본인이 직접 이 찬송을 축가로 불러주셨을 정도로 이제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으로 바뀌셨어요.”
막내아들 김동일 목사가 귀띔한 찬송가 제목은 바로 ‘예수가 거느리시니(390장·통444장)’이다.
‘예수가 거느리시니 즐겁고 평안하구나 주야에 자고 깨는 것 예수가 거느리시네 주 날 항상 돌보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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