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작은교회 찾아다니는 김명혁 목사
▲ 김명혁 목사
지난 30년 동안 시무했던 교회에서 은퇴한 뒤, 전국의 작은교회와 기관을 찾아다니며 말씀을 전하는 목회자가 있다. 강변교회 김명혁 원로목사를 통해 목회자의 은퇴 후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3년 동안 300개 작은교회 방문
23일 주일 아침. 주일마다 김명혁 목사는 소형차를 직접 운전해 전국 방방곡곡의 작은 교회를 찾아간다.
가는 길에 미리 주문해 놓은 떡과 과일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날 초청받는 곳은 말기 암 환자들이 요양중인 한 호스피스 병원 샘물 호스피스 선교회.
환자 5~6명과 직원,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한 조촐한 예배였다. 김 목사는 병으로 아들 철원이를 잃었던 자신의 아픔을 나누며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로했다.
“건강만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슬픔이 보석이 되기도 하지요. 아들 철원를 잃은 그 슬픔과 아픔 때문에 제가 슬픔과 아픔이 극치로 나타난 십자가로 가까이 가게 됐어요.”
김 목사는 지난 2008년 1월 강변교회에서 은퇴한 뒤 지금까지 전국 300여개 교회를 방문해 말씀을 전했다.
매주 두 교회 정도를 가다보니 일년에 100개교회가 됐다고 한다. 신청이 들어오는 교회면 어디든 간다.
거제도와 전남 광양 등 아무리 먼 곳이라도 김 목사는 손수 운전해 찾아간다.
그러다보니 전국 지리와 각 고장의 아름다움도 알게됐다고 한다.
이런 에피소오드도 있었다. 작은교회만 방문한다는 것을 알기에 가끔씩 교인 수를 절반으로 줄여 김목사를 초청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성도 수가 2백명 이라고 해서 갔더니, 글쎄 오후 예배가 2백명 이었던 거예요. 좀 줄이더라구요. 내가 큰 교회 안 가는 것을 아니깐...하하”
물론 사례비는 받지 않는다. 오히려 어려운 교회에는 후원금을 전하기도 한다.
때문에 벌써 퇴직금으로 받은 9천여만원을 선교비로 다 쓰게됐다. 하지만 걱정은 없다고 한다.
30년간 시무했던 강변교회, 관여하지 않아
“강변교회는 거의 안가요. 관여도 안하고..그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래요.
일년에 두 번 정도 절기에 맞춰 설교하러 갈 뿐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이 사역이 정말 좋습니다.
만약 2-3년을 더 강변교회에 매여 있었으면 얼마나 답답했을까 생각해요. 전국의 여러 교회들도 가보지도 못하고 교제도 못하고 이랬다면 얼마나 답답했을까..싶어요.”
자신이 개척해 30년 동안 시무했던 교회인데, 아쉽거나 미련이 남지는 않았을까?
“저는 떠남에 익숙합니다. 그리고 강변교회는 내 교회가 아니지요. 하나님의 교회이니까 누굴 통해서든 계속 하나님께서 맡아서 잘 이끌어 가실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무심한 것이 아니었나란 생각도 든다며 관여하지는 말되, 선배로서 격려는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목회방침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말고 애정어린 관심은 잘못된 것이 아니란 것이다. 그러면서 한경직 목사와 관련된 일화를 전했다
“한경직 목사님은 은퇴 후에도 늘 예배에 참석하셨거든요. 하지만, 관여는 안하셨어요. 이철신 목사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한경직 목사님께 ‘어떻게 해야합니까’ 하고 조언을 구하면 한 목사님은 늘 ‘목사님이 하세요’라고 하는 바람에 도움을 못받았다구요... “
예전 것에 집착하기 보다 자신을 필요로하는 새로운 곳에서 나눔을 실천해온 한 원로목사의 삶이 리더십 교체로 홍역을 치르기도 하는 한국교회에 커다란 교훈을 주고 있다.
<크리스천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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