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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현준은 유쾌했다.
지난 30일 서울 개포동 대한적십자사 남부혈액원 봉사관에서 ‘아줌마 자원 봉사자들’과 국수나눔 활동에 참여한 그는 국수 면발을 기계로 척척 뽑아냈다. 

봉사자들과 국수 개별포장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이야기꽃을 피우며 내내 웃었다.
 아줌마 봉사자들 말마따나 '인기 짱' '잘생긴 봉사의 달인'이었다. 

이날 만든 국수는 이튿날 인근의 서초·강남지역 독거노인들에게 전달됐다.

신씨는 2010년 12월 적십자사 홍보대사로 위촉된 뒤 다양한 나눔과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적십자 알림이’가 되자마자 절친인 배우 정준호 탁재훈씨와 함께 서울 명동으로 나가 모금활동을 펼쳤다. 

적십자 광고 제작을 위해 목소리로 재능기부도 했다.

2013년 새해 역시 그는 봉사로 시작했다. 
추위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달 2일 서울역에서 노숙인들에게 떡국을 대접한 데 이어 인근 쪽방촌을 찾아 노숙인들을 위로했다.

그간 많은 나눔 활동이 있었지만 기억에 남는 건 2011년 한 다문화가정 소녀의 ‘키다리 아저씨’가 돼준 일이다. 

한국인 아버지와 파라과이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소녀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엄마의 나라에 가고 싶다”고 전했고 신씨는 소녀의 소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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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매형을 두고 있는 그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에게 유독 애정을 쏟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에 설립하기로 한 기독교학교 역시 그런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진행했다.

“여의도침례교회 선교위원으로 해외 선교현장을 많이 다녔습니다. 
그때마다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지요. 

그 나라의 아이를 키워 복음을 전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땅에 조그마한 학교를 짓자고 다짐했지요.”
그런데 그 일을 실천에 옮기는 게 쉽지 않았다. 

지난해 드라마 세 편에 잇따라 출연하고 인덕대 교수로 학생을 가르치는 등 바쁘게 생활한 그는 그저 기도로만 마음의 준비를 했다.

“지난 연말 시상식에 참석하느라 처음으로 송구영신예배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대신 밤 9시40분쯤 교회에 가서 미리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지요. 

그리고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예배당을 나서는데 벽면에 붙어 있던 2013년 교회 표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복음을 전파하라.’ 순간 다시 자리에 앉아 기도했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저의 관심이 부족했음을 회개했지요.”

그는 새해 봉사활동을 마치자마자 바로 캄보디아로 날아갔다. 
외국에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신앙 안에서 키우는 기독교학교를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건축비를 후원한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 사역을 알렸고 캄보디아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책도 후원받았다.

신씨의 남다른 선교 열정, 어디서 나오는 걸까.
“어렸을 때부터 들은 부모님의 주입식 교육이 컸습니다. 
부모님은 ‘지극히 작은 자 한 명에게 한 것이 예수님께 한 것이라’(마 25:45)며 세계 오지에 교회를 짓고 학교를 세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한쪽 귀로 듣고 흘렸는데 부모님은 계속 그 기도를 하셨던 겁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그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는 이미 카자흐스탄에 교회 두 곳을 세웠다. 

자신이 생각해볼 때 지난해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도 교회와 관련된 것이었다. 
“정기적으로 한 작은 교회의 목요예배에 참석하는데 우연히 교회 주보에 실린 광고를 보았습니다. 

예배자들이 많아져 공간이 협소하니 교회가 넓혀지도록 기도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문득 그의 머릿속에 예배당을 옮겨야겠다는 ‘거룩한 부담’이 생겼다. “
때마침 체력적으로 힘들어 거절했던 드라마가 있었는데 다시 하겠다고 했지요. 
KBS 2TV에서 방영된 ‘울랄라 부부’였죠. 

그리고 계약 조건으로 출연료를 먼저 달라고 했습니다. 
그것을 헌금해 좀더 넓은 곳으로 예배당을 옮길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예배당을 놓고 기도하고 협력하니 아름답게 열매 맺었습니다. 
그 일을 하나님께서 예쁘게 보셨는지, 연말에 상까지 받게 하셨습니다.”
그는 크리스천 연예인으로 안게 된 ‘거룩한 사명’에 대해 “나를 배우로 만드신 하나님의 뜻”이라고 확신했다. 

오는 6월에 열리는 ‘2013 606 전국청년대회’에 멘토로 초청받은 것에 대해서도 “거룩한 부담이지만 설렌다”고 고백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님께서 저를 추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너무 감사한 일이지요. 제가 문화 분야 강사로 젊은이들 앞에 서게 됐는데, 이번에 청년선교라는 비전까지 안겨주셨으니 더 좋은 모습으로 하나님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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