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모르는 만성신부전 환우에게 자신의 신장 나누는 신용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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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목 시절부터 하나님께 받은 은혜로 새 생명을 살리겠다는 소망을 품었던 신용백 목사. 지난 2일 신목사는 성경을 읽으며 신장기증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영하 17도의 강추위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던 지난 2일 서울삼성병원 수술실. 얼굴도 모르는 30대의 남성 만성신부전 환우에게 자신의 한쪽 신장을 나눠주고자 신용백(55) 목사가 수술대에 올랐다.
서울 인헌동에 위치한 시냇가푸른나무교회(구 봉천성결교회)에서 시무하는 신 목사는 이 같은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수술 당일 새벽예배에서 신 목사가 신장을 기증하는 수술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교회 성도가 본보에 이메일을 보냈다.
인터뷰 요청을 한사코 사양한 신 목사의 선행은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전해들을 수 있었다.
신 목사는 장기기증운동본부와 특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지난 30년간 군목으로 재직하며 젊은이 선교를 위해 앞장서왔던 신 목사는 육군 군종 목사단장 및 국방부 군종실장(대령예편)까지 역임했다.
“30년간의 군목 생활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어요.”
신 목사는 군목 생활을 하며 훈련과 교육 중 신체의 일부를 잃어 장애를 갖게 된 군인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이때 생존시 장기기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그때부터 생명나눔에 대한 소망을 가졌다. 목사안수를 받고 ‘하나님 앞에서 평생 아무것도 가지지 않겠다’는 서원기도를 했던 그는 2000년에 사후 장기기증과 시신기증을 서약했다.
전역하면서 받은 명예 퇴직금도 전방교회와 해외선교를 위해 헌금했다.
2009년 현재의 교회로 부임한 신 목사는 ‘세상을 담는 교회’라는 슬로건을 세워 지역사회를 위해 지속적으로 나눔을 실천해왔다.
지역주민에게 교회앞마당과 예배당을 개방했다. 2009년 추수감사절에는 교회성도들이 직접 뽑은 가래떡과 꿀단지를 들고 거리에 나가 이웃들에게 나눠줬다.
2011년 성탄절에는 호빵 7600개를 지역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지난해에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와 함께 장기기증 서약예배를 드려 706명이 사후 장기기증을 서약하기도 했다.
신 목사는 장기기증 서약예배를 준비하며 아내에게 신장기증 의사를 밝혔다. 주저하던 아내는 남편의 확고한 뜻을 확인하고 흔쾌히 동의했다.
“장기 이식인의 고통을 마음과 기도만이 아닌 실질적인 실천을 통해 나눌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생명을 나눌 수 있는 건강한 몸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제 신장을 받으신 분이 하나님을 만나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길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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