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일간 구금당한 로버트 박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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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박 선교사


북한 내 인권신장 촉구를 위해 2009년 말 북한에 들어간 뒤 억류됐다가 43일 만에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 박(30·한국명 박동훈) 선교사가 억류당시 받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북녘동포를위한 자유와생명은 2일 “미국 출신 인권운동가인 로버트 박 선교사가 미국 법원에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북한은 박 선교사에게 43일 동안 감금하며 여러가지 극심한 고문을 자행했으며 이는 엄연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박 선교사는 이날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소송은 금전적 손해배상을 뜻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배상을 받을 경우 북한 정권의 잔혹행위와 주민탄압에 대항하는 의미로 북한정권에 저항하는 인권단체들을 돕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 정부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1968년 북한에 나포된 미 정보수집선 푸에블로호와 2000년 중국 엔지에서 탈북 동포를 돕다 납치된 김동식 목사, 이스라엘 거주 중 2006년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피해를 본 미국인 30명 등이다.
이 중 푸에블로호에 승선했던 피해자들은 2009년에 미국 법원을 통해 북한 정부를 상대로 “11개월간 고문당해 후유증을 앓고 있다”며 소송을 걸어 배상금 6600만 달러(약 720억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현재 미 정부가 동결시킨 북한 자산을 배상비용으로 전환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2008년 6월 미국의 한 교회에서 한국 선교사로 파송된 그는 2009년 12월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 문제를 알리겠다”고 성경을 들고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넜다가 억류 43일 만에 풀려났다.
아직도 북한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속시원히 말하지 못하는 그는 “북한에서 치욕스런 고문 기억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가 폐쇄되고 북한 동포가 자유롭게 되기까지 나오지 않으려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북한선교단체 관계자들은 박 선교사가 석방된 뒤 불안감과 스트레스, 공포 등을 겪고 있다면서 그가 북한에서 잃어버렸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박 선교사가 억류되기 전과는 달리 고문 후유증으로 말을 더듬거리고 있고, 두 차례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한국교회와 사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그는 “북한이 정치적인 이유로 대규모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며 “이제라도 한국교회와 사회, 정부가 북한 인권을 위해 나선다면 하나님은 북한의 변화를 위해 큰 역사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정부에 대해서도 “굶주림과 탄압으로 신음하고 있는 북한 주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적극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울역 광장에서 북한의 인권개선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어 ‘학살 중단’을 외치며 중국대사관으로 거리행진에 나서기도 했다.
박 선교사는 “북한 체제가 뿌리까지 썩어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며 따라서 앞날이 불투명하다.
북한 주민의 영적 구원과 해방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천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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