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연기 달인 양택조 집사의 삶과 신앙

 

양택조-01.jpg

▲ 다음 달 28일부터 서울 대학로 아름다운 소극장에서 공연될 연극 ‘아이 노우 유’를 연습 중인 배우 양택조와 오주은씨.

 

 ‘아이 노우 유’(I know you·난 널 알아).
다음 달 28일부터 서울 혜화동 대학로 아름다운소극장에서 공연될 연극명이다.
요한복음 5장에 기록돼 있는 베데스다 연못가 주변 사람 이야기를 연민과 감동코드로 풀어낸 기독교 연극이다.
아울러 감칠맛 나는 연기로 꾸준히 인기를 누려온 연기파 배우 양택조(72·일산충정교회 안수 집사)씨가 불꽃같은 연기력을 선보일 연극이기도 하다.
10일 연극 연습에 여념 없는 양씨를 전화 인터뷰를 했다.
주인공 아비훗 역을 맡은 양씨는 이번 연극에서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거라고 했다.
“주인공 아비훗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격의 인물입니다.
몸이 아플 때는 낫기만 하면 착하게 살겠다고 맹세하죠. 그러나 정작 몸이 나아지면 이내 언제 그랬었는가 하죠.”
양씨는 아비훗 역을 맡게 된 건 인간적 캐릭터에 욕심이 났기 때문이라며 “사랑과 야망 사이에서 번민하는 아비훗이 곧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라고 했다.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를 오르시던 예수님이 세상적 야망 굴레에 쌓여 있던 아비훗을 바라봅니다.
그 눈빛은 ‘내가 너를 안다…’는 장면입니다.
순간 아비훗은 돌처럼 굳어져 버리지요. 그는 결국 철저하게 통회자복하게 됩니다.
대본을 읽으면서 저 또한 얼어버렸죠. 그리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받았어요.”
양씨의 출연과 관련, 극작가이자 연출자인 이민욱씨는 “고통스런 삶에서 보여지는 주인공의 비열한 성격과 극적 반전을 표현할 연기자로 양씨가 적격이라고 생각돼 출연을 요청했다”면서 “성경 속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기 때문에 많은 고증을 거쳐야 했다”고 밝혔다.
양씨는 1966년 동양방송 성우로 첫 발을 디뎠다.
출연한 작품은 100편이 훌쩍 넘는다.
그는 12일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통해 첫 공개될 ‘처용무’(감독 이두용)에서 60대 무용교수로 출연했다.
오는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올리는 ‘창작 뮤지컬 드림헤어’에도 출연한다.
‘아이 노우 유’는 다음 달 28일∼12월 22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지방투어에 이어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일본 등 해외 공연도 준비되고 있다.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그에게 5년 전 간암이 찾아왔다.
10년 전 발견된 C형 간염이 간경화로 발전한 뒤 간암으로 발병한 것.
암세포까지 급속히 퍼지면서 간 이식만이 살 길이었다. 그때 장남 형석씨가 간 일부를 내어줬고 하나님은 그를 살리셨다.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온 가족이 모두 눈물로 기도했어요.
앞으로 열심히 봉사하면서 살테니 한 번만 살려 달라고요.” 15시간에 걸친 수술은 대성공이었다.
수술 17일 만에 퇴원했고, 두 달 뒤 연극무대에 다시 섰다.
“퇴원하면서 보니 비슷한 날 수술한 사람들이 모두 누워있었어요.
그중에는 깨어나지 못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제가 살아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는 요즘 서원 기도대로 성경읽기에 열심이라고 한다. 성경을 암송하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 질뿐 아니라 치매도 예방된다고 했다.
예전에 애용하던 술과 담배도 끊었다.
마음이 평안해 지자 집안 분위기도 달라졌단다.
“요즘 많은 간 환자들이 저에게 건강 상담을 해 옵니다.
환자들 중엔 간 수술을 하면 죽을 것처럼 겁부터 먹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요. 간 수술 성공률이 90% 이상이니 마음 편히 수술하라고 말해 주곤 하죠.
꼭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라고요. 신앙인이라면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겨야 합니다.”
큰 수술을 하면서 인생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양씨. 어떻게 사는 게 건강하게 사는 삶인지 깨달았다고 했다.
양씨는 이런 경험을 나누기 위해 교회 등지에서 30여 차례 간증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인생. 큰 욕심 부리지 않고 매사에 감사하면서 즐겁게 살아간다면 병마가 틈타지 못할 겁니다.
하나님이 주신 남은 인생 ‘연기’ 달란트로 끝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하하).”

인물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