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서예가 소금 박재현(50) 작가가 ‘떠다니는 유엔’으로 불리는 국제 선교선 ‘로고스호프’에 ‘말씀의 벽’을 세운다.
박 작가는 지난달 24일부터 로고스호프 콘퍼런스홀의 벽면에 가로 5m 세로 2m의 화선지를 겹겹이 붙이고 마태복음 13장을 붓으로 직접 쓰고 있다.
박 작가는 11일 “이달 중순 작품이 완성되면 예수님이 해변에서 설교한 천국 비유가 로고스호프의 행선지에 따라 세계 각지에 선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작가는 서예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중국 국제서법대전에서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대상을 받았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 특선에도 올랐다.
그의 작품은 영국 옥스퍼드대학, 미국 하버드대학, 지미 카터 전 대통령 관저 등에 소장돼 있다.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은 인기 드라마 MBC ‘대장금’, KBS ‘대조영’ 등의 타이틀을 쓰기도 했다.그는 특히 “생명력 있는 성경 말씀만 쓰겠다”는 고집을 지키고 있다.
한 불교 사찰에서 거액의 사례비를 제안하며 대웅전에 새길 불경을 부탁했지만 거절했다.
“작가로서 작품 내용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생명력 없는 글은 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 작가는 “우리나라 최고의 문필가는 김정희도, 한석봉도, 안평대군도 아닌 이완용이지만 누구도 그의 작품을 갖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이처럼 글은 그 안에 어떤 정신을 담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로고스호프가 입항하는 부산항, 군산항, 인천항 등 세 곳에서 나뉘어 제작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인천항에 입항한 로고스호프는 오는 18일까지 머물기 때문에 박 작가는 이 기간에 작품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작품은 그의 33번째 말씀의 벽이다.
그는 2000년 강원도 화천 부촌교회(정종태 목사)를 시작으로 전북 김제 월성교회(김장섭 목사), 경기도 양주 동행교회(이성훈 목사) 등 전국의 미자립교회 32곳에 ‘말씀의 벽’을 세웠다.
보통 가로 10m, 세로 3m의 대형 작품으로 화선지를 겹겹이 붙여 1000년 이상 보존되도록 만들었다.
처음에는 강의를 나가고 있는 감리교신학대의 제자 정종태 목사 때문에 한 일이었다.
화재위험 때문에 예배당 휘장을 없앴는데 벽이 너무 볼품없다고 고민을 토로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박 작가는 “한국교회가 말씀을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씀의 벽을 세우고 있다”며 “미자립교회에 세워진 말씀의 벽을 감상하러 온 사람들이 그 교회에 정착하길 바라는 마음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말씀의 벽이 세워진 후 부흥했다는 교회도 여러 곳이다.
강원도 동해 영광교회(홍현수 목사)는 5년 만에 성도가 50명에서 150명으로 늘었다.
수도권에서도 보기 힘든 일이다.
로고스호프 말씀의 벽 제작에는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다.
로고스호프 방문객 중 참여를 원하는 이는 자신의 손을 박 작가의 손에 얹어 말씀을 쓸 수 있다.
그러다 실수하면 어떻게 수정하느냐고 묻자 “화선지에 스며든 먹은 수정이 불가능하지만 이제까지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
로고스호프에서는 박 작가 초대전도 열리고 있다.
여기서는 한 획만으로 기도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 ‘야곱’을 비롯해 ‘토기장이’ ‘십자가’ ‘별’ ‘일획’ 등 그의 신앙고백을 담은 작품 15점이 전시되고 있다.
작품 판매 금액은 전액 ‘OM글로벌 미션센터’ 건립기금으로 사용된다.
박 작가는 일곱 살 때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어느 날 교회 새벽종 소리가 어머니 품처럼 느껴져 스스로 교회를 찾아갔다고 했다.
아버지의 방랑벽을 견디지 못하고 어머니가 가출했기 때문에 그는 할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서예는 할아버지로부터 처음 배웠고, 서예가협회장을 지낸 김충현(1921~2006) 선생을 사사했다.
국제OM선교회가 2009년부터 운항하고 있는 로고스호프는 전 세계를 다니며 젊은이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리더십을 훈련시키며 신앙서적을 보급하고 있다.
<국민일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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