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1897년 배제학당 학생들이 회당 앞에 세운 탄일등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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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덕수궁돌담길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성탄축제 ‘조선의 크리스마스’가 18일 개막식과 함께 경관조명 점등식을 가졌다. 사진은 구한말인 1897년 배재학당 학생들이 회당 앞에 세운 탄일등을 재현한 십자가 등 광조동방 (사진, 기사: 국민일보 미션)

 

서울 중구 덕수궁돌담길 공중에 걸려있던 한지로 만든 십자가 등에 불이 켜지자 '빛이 동쪽 나라에 비치다'라는 뜻의 광조동방(光照東邦)이라는 한자가 선명해진다.

이 십자가 등은 구한말인 1897년 배재학당 학생들이 회당 앞에 세운 탄일등을 재현한 것이다. 

당시 '대한크리스도인회보'엔 성탄절 저녁 7시 배재학당 학생들이 등불 수백 개를 켜면서 그중 제일 큰 십자가 등 하나를 만들어 금색으로 네 글자인 광조동방을 써서 기쁜 날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십자가 등을 시작으로 길을 따라 내걸린 초록과 빨간색 청사초롱도 불을 밝혔다. 

그 아래 줄지어 선 20여개 크리스마스 트리에도 불이 들어왔다. 

때마침 내린 폭설로 트리에 쌓인 하얀 눈이 운치를 더했다.

여의도침례교회(국명호 목사) 주최, 서울시 후원으로 열리는 대한민국 성탄축제 '조선의 크리스마스'가 18일 개막식과 함께 경관조명 점등식을 가졌다.

국명호 목사는 "오늘날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가 사라지고 있고 캐롤도 사라지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기고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성탄축제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세워진 성탄트리가 마주보이는 서울 중구 덕수궁돌담길에서 시작해 정동제일교회 앞까지 300m 구간에서 열리고 있다. 

다음달 3일까지다.

20여개 트리는 축제에 동참한 여의도침례교회 백석예술대학교 우리들교회 신양교회 거룩한빛광성교회 등이 함께 만들었다.

조선의 크리스마스라는 주제에 맞게 트리엔 색동 복주머니 등이 장식돼 있다. 

공중에 걸린 청사초롱은 영생을 의미하는 녹색, 예수님의 보혈을 뜻하는 빨간색이다.

트리 바로 옆에는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성탄절 이야기를 소개하는 설명 보드판도 만들었다. 

'사의 찬미'를 부른 윤심덕이 1926년 녹음해 이듬해 음반으로 발매한 우리나라 최초의 캐롤 '파우스트 노엘', 1894년 조선 황실의 의교 선교사로 일하던 호튼 언더우드 선교사가 명성황후에게 선물한 우리나라 최초의 성탄트리와 1896년 독립신문에 소개된 성탄절 기사 등이다. 아울러 성탄트리의 기원과 성탄절을 X-MAS로 표기하는 이유 등 성탄절에 대한 상식도 전한다.

소망의 메시지를 적어 걸수 있는 성탄트리도 설치했다. 

국 목사는 이날 '코로나 팬데믹이 임마누엘 주님의 은혜로 하루 빨리 종식'되기를 희망하는 메시지도 적어 걸었다.

26일까지는 하루 두 차례 걸쳐 길거리 음악회도 열린다. 

코리아모던필하모닉, 오카리나 연주자 홍광일 등이 공연한다.

색다른 성탄트리는 덕수궁 돌담길을 찾은 사람들에게 신기한 경험을 전달했다. 

저마다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설명 보드판에 쌓인 눈을 쓸어내며 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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