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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몬트에 위치한 뉴라이프교회 담임 위성교 목사 부부가 지난 9월 10일 부터 칠레 산티아고 순례길 2000리(830km)의 장정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본보는 위목사 부부의 순례길을 글 및 사진과 위목사의 자작시등을 함께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제2일 (9월 13일 금요일) 
론세스바예스에서 수비리까지 24Km

오늘도 새벽 4시에 눈을 떴다.
샤워장에 가니 뜨거운 물이 잘 나온다. 

불을 다 꺼놓은 100명이 자는 어두운 공동 숙소에서 더듬어 아이패드를 찾아 식당으로 갔다. 
조용히 음악을 틀고 QT를 했다. 

6시에 아내를 깨우고, 본관에서 WiFi가 된다해서 그리로 갔다. 
어제 찍었던 사진과 쓴 글들을 교회와 딸들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숙소로 돌아와 아내와 배낭을 꾸리고 출발 준비를 했다. 아침 8시 정각에  출발했다. 
우리는 아직 어두운 숲길을 걸으며 아이패드로 찬양을 들으며 또 하루를 건강하게 시작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아침과 점심식사를 위해 마켓에 들려 시장을 봤다. 
가게주인은 아침부터 순례자들로 인해 장사가 잘된다 흥이 나서 오페라를 부르며 흥겹게 맞이했다. 

오늘은 중간 중간 많이 쉬면서 걸었다. 
맑은 개울물이 흐르는 곳에서 신발을 벗고 얼음처럼 차가운 물에 발을 담가 발의 열기를 뺐다. 
그렇게 서둘지 않아도 넉넉히 목적지인 수비리에 도착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오후 5시 수비리에 도착했다. 약 24Km를 걸었다. 
알베르게를 찾았는데 다 차 있었다. 

세번째 알베르게에서 늦게 온 순례자들을 위해 다행히 큰 Gym에 매트리스만 깔고 잘 수 있는 곳이 있다. 

절반 가격인 4 유로만 내었다. 
선교를 다니며 더 험한 곳에서 자본 경험이 있기에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을 것 같다. 
샤워를 하고 아내가 빨래를 해서 내가 힘차게 짜서 갖다널었다. 

빨리 온 분들이 벌써 많은 빨래를 널어 놓았다. 조금 빈 자리가 있어서 널 수가 있었다.
오늘은 어제 보다 쉬운 길이서 중간 중간 많이 쉬면서 걸었는데, 휴식하는 곳에서 본 분들을 다시 만날 수 없었다. 

어제는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하고 자주 보았는데 오늘은 그런 일이 없어서 이상하게 생각했다. 

수비리에 도착해서 알았다. 
알베르게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그런 것이다. 

생장피드포르에서 출발한 분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순례자들 사이에서도 눈치빠르게 알베르게 전쟁이 벌어진 것인가?

 그래도 괜찮다. 

모두가 선의로 이 순례길을 걷고 있는 분들이니. 
어차피 어디든 다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인데 덕분에 8 유로를 절약한 것이다. 
이 것으로 맛있는 저녁을 가 먹으면 좋을 것이다.

새벽 숲길

아직 어두움이 다 걷히지 않
은 새벽 숲길
나무 잎에는 신선한 물기가 
배어있고
진한 풀 냄새가 싱그럽게 코
에 다가온다
이슬 머금은 풀을 먹는 소떼들
그 소똥을 냄새조차 향기롭다

어제의 고통과 피곤함을 회
복케 하시고
또 하루를 시작하며 걷게하시는
선하신 하나님의 은총에 감
사드리며
아내와 함께 찬양을 들으며 
걷는다

오늘 하루는 그렇게 힘들지 않는
평지가 많은 길이라고 한다
어제에 비하면 쉬운 일이겠지만
어디 쉬운 길이 있겠는가
우리 주님의 은총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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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일 (9월 14일 토요일) 
수비리에서 팜플로나까지 20Km

새벽 4시 반, 오늘도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게 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린다. 
간밤에도 비록 맨바닥에 매트 하나 깔아진 곳이지만 피곤한 몸을 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아이패드에 다운로드해 온 찬양과 말씀을 들었다. 
알베르게는 아침 6시 만 되면 어김 없이 아침을 알린다. 
순례자들은 일어나 또 하루를 걸을 준비를 한다.
오늘은 이곳 수비리로 부터 팜플로나까지 약 20Km를 걸을 예정이다. 
어제 우연히 이 곳에서 일하는 여자분이 스트레칭하는 브로셔를 주며 그 중요성을 말해 주었다. 
800Km를 걸으려면 매일 출발 전 아침, 도착 후 저녁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서 몸과 근육을 풀고 단단히 해야만 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탈난다는 것이다. 
평소 스트레칭을 해 온 아내의 도움으로 본격적으로 20 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니 처음에는 몸 곳곳이 뻐근하고 아팠다. 
오늘 아침 컨디션이 좋다. 
아침에 또 스트레칭을 하고 출발했다.
이 곳은 스페인 북부 산간지방이어서 인지 8시까지도 어둠이 완전히 가시지 않는다. 
산 안개도 자욱해서 아침에 상쾌하게 걸을 수 있었다. 
쉬운 길은 없다. 오늘은 성도님들 가운데 쉽지 않은 인생길을 가며 고통하는 몇 분들을 떠올려 보며 기도했다. 
앞으로 걸으면 더 걸을 수록 그런 기도를 더 하게 되지 않을까? 
어느 지점에서는 눈물흘리고, 통곡하게 되는 그런 시간도 찾아 올 것이다. 
그러나 그 눈물과 통곡은 영혼의 카타르시스이며 환희의 체험이 될 것이다.
팜플로나에 잘 도착했다. 오후 3시다. '헤수스 마리아'(마리아의 예수님) 라 이름한 알베르게를 찾았다. 
114개의 2층 침대를 갖춘 현대식의 깨끗한 시설이다. 짐을 풀고 샤워하고, 아내는 빨래 부터 하고 내일을 위해 그로서리 샤핑을 나갔다. 
팜플로나는 인구 약 20만의 활기 찬 도시이다. 
시내에 나갔더니 주말이라 그런지 골목 골목, 광장 마다 사람들로 가득하다. 
자세히 보니 시내  길거리 곳곳이 바(Bar)로 술과 음식을 같이 팔고 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술을 즐기고 있다. 
스페인은 카톨릭 국가인데 이런 형편이니 우리 프로테스탄트 기독교 선교가 힘든 곳이다. 
내일 주일은 교회를 찾아 이곳에서 복음을 전하는 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이 땅을 위해 기도해야겠다.
성도님들의 기도를 부탁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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