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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왔던 이 세상과 나무와 바람, 사람들... 

이 모든 것들에게 감사한다."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오병렬씨(오가네 식당 대표)의 나의 일생기 『이제와 돌아보니(My Memoir)』 책표지 머릿말에서 그는 이렇게 되뇌였다.

지난 7월 말에 출판된 오병렬씨의 나의 일생기 『이제와 돌아보니』에서 저자 오병렬씨는 자신의 지난 삶을 고스란히 내보이고 있다.

205페이지에 달하는 그의 일생기는 가난을 벗어나고파 서울로 왔지만 서울의 첫날에서부터 지독한 추위와 배고픔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얘기부터 시작된다.

1부와 2부에서는 가난과의 싸움과 군대 이야기 3부에서는 지독하게도 가난했던 고향과 어머니의 사랑 그리고 초등학교(국민학교) 2학년 중퇴사실과 한글과 구구단도 몰랐던 그 시절을 부끄럼없이 밝힌다.

4부, 5부에서는 미국으로의 국경을 넘던 그 생생한 이야기와 불법체류자 신고, 영주권 인터뷰, 그리고 종내는 드디어 시민권자로 돌아와 사는 평범한 일상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 6부에서는 이민생활 35년을 되돌아보며 가족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두루 표하고 있다.

"지난 40년동안 많은 일과 사건들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당신은 나를 이해하고 포용해 주었어. 이제팔십이 되어서야 철이 든 것인지 고맙고 미안한 마음만 가득하네. 우리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살게될지 모르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서로 더욱 마음 의지하면서 좋은 생각만하고 삽시다."

오병렬씨가 아내(오미자)에게 보내는 편지중의 일부이다.

아주 소박하면서도 담백한 그의 마음이 잘 담겨져있다.

1942년생인 오병렬씨는 현재 전립선암 판정을 받고 치료중에 있다.

어쩌다 점심을 같이하며 담소를 나눴던 필자에게 그의 암 판정소식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누구보다도 규칙적인 생활에 술,담배 모르고 아침마다 걸으며 운동했던 그였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고통과 싸우며 극한의 인내를 시험당하면서 병원을 오가며 살아야 함을 생각하니 두려움이 크다고 그는 솔직히 고백하기도한다.

"팔십이 되어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보면 올바른 판단도 못했고 현명하게 살지 못한 것 같아서 후회된다. 

저마다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것 같지만 결국은 누구나 같은 길을 여행한다는 것을 나는 황혼길에 들어서고야 깨닫게 되었다."

저자 오병렬씨는 책 말미에 영혼에 긴 울림이 있는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매 순간을 열심히 사는 것이 잘 사는 삶이고 충만한 인생이 되는 것 같다"고...

 

<임승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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