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단기선교라는 이름으로 관광과 봉사,
복음전도를 뒤섞지 말고 하나만 택해야
▲ 고려대 정미경 교수.
“단기선교를 다녀와서 ‘좋았다’고 말하려면 가지 않는 게 좋습니다. 좋았다는 표현은 여행 갔다 와서 할 말입니다.
단기선교에 참여했다면 ‘마음이 아팠다’고 말해야 합니다. 교회는 한 가지 목표만 선택해야 합니다. 선교입니까, 관광입니까?”
정미경(46·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단호했다. 지역교회가 단기선교라는 이름으로 관광과 봉사, 복음전도를 뒤섞지 말고 하나만 택하라는 것이다.
지난 3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연구실에서 만난 정 교수는 “교회는 단기선교를 통해 다른 문화권 사람들의 삶을 배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교수는 국제개발 지역전문가로서 교수가 되기 전까지는 국제기구와 단체에서 각종 긴급구호와 아동교육 등을 맡으며 일했다. 지금은 일년에 두세 차례씩 리서치 작업을 위해 해외에 나간다.
그동안 아시아 지역만 21개국을 다녔다. 한번 가면 도시가 아닌 산악지역 등 오지만 갔다.
가서도 한 달 이상을 머물렀다. 2000븖가 넘는 라오스 산악지대에서는 고산병을 앓아 근육과 내장 마비 증상을 겪었다.
개미에 물려 한쪽 팔이 심하게 붓기도 했고 열병으로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피부병은 달고 살았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의 단기선교 행태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해외를 다니면서 단기팀 활동을 적잖게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꼴불견이 많다고 했다.
“복장부터 신경을 써야 합니다. 반바지는 무조건 피해야 하고 최대한 발을 보이지 말아야 합니다. 선글라스 역시 피해야 합니다. 눈을 가리면 적대시하는 행위입니다. 모자도 가급적 쓰지 말고요. 여성들은 화장 대신 자외선 차단제 정도만 해야 합니다. 현지인 앞에서 떠들거나 소곤소곤 해서도 안 됩니다. 어설픈 보디랭귀지는 잘못하면 욕설이 될 수 있습니다. 카메라도 통제해야 합니다.”
눈살 찌푸리는 행동은 준비 부족에서 나온다. 훈련 없는 단기선교는 없다. 적어도 한 달 이상 교육과 훈련 등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우월의식, 자문화중심적 사고를 제거하는 것이다. ‘어깨’에 들어간 힘부터 빼자고 말했다.
“한국인들에겐 타인을 차별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겐 우월감이 더 커집니다. 어른, 아이 똑같습니다. 단기선교 가려면 그런 사고방식부터 없애야 합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들도 존경받을 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 다음 단계는 현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다. 떠나기 전 간접경험을 많이 해야 관광이 아닌 선교가 된다.
조사 자료는 책자 형태로 제작해두면 교회의 선교 자료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해외 탐사 베테랑인 정 교수도 현장으로 떠나기 앞서 두 달에 걸친 사전조사를 실시한다. 새로운 이슈가 있는지, 변한 것은 없는지 등 현지 상황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파악한다. 정치 경제 문화 종교와 관련된 조사는 말할 것도 없다.
현장에서의 진행은 철저히 현지인에게 맞추어야 한다. 문화공연이나 찬양 프로그램을 준비했어도 현지인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
선교의 출발은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필요에 맞추는 데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런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니 무조건 해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나요. 누가 그런 규칙을 만들었습니까. 단기선교 실행 이전에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는 것은 마음을 준비한다는 것입니다.
준비를 통해 자기 모습을 보게 하고 마음을 비우는 것이지요.”
정 교수는 “준비 과정 자체가 이미 선교를 시작한 것”이라며 “준비가 충분했다면 그것만으로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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