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찬영 목사는 “선교란 기독교인에겐 삶과 같다”면서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는 순간부터 남을 위해 살며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게 선교사의 삶”이라고 말했다.
“기독교인에게 선교란 삶과 같습니다.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는 순간부터 남을 위해 살며 기쁜 소식을 전해야죠. 이게 바로 선교사가 살아가는 일상입니다.”
은퇴 선교사 출신의 최찬영(93) 목사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선교에 대한 정의는 이처럼 소박하다.
현역에서 물러나 미국에서 지내는 노(老)선교사의 삶은 언제나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
이달 들어 다양한 선교단체 행사들이 줄 잇는 가운데 60여년 전 이맘때 한국교회가 해방 이후 처음으로 해외에 파송한 선교사인 최 목사의 선교적 삶이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1956년 6월 의사였던 아내 김광명 선교사와 함께 태국 방콕에서 본격 사역을 시작한 이래 그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늘 달고 다녔다.
선교사 파송부터 시작해 태국과 라오스 성서공회 총무, 성서공회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무를 지낸 것도 아시아인 최초였다.
중국 애덕기금회를 통해 87년 난징에 성경인쇄 공장을 설립한 것도 그의 손끝을 거쳐 성사됐다.
그의 등장은 서구 선교사 일색이던 당시 선교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반세기 넘게 선교사로 사역한 뒤 85세 되던 2010년 귀국한 뒤에도 서울에 있는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로 후학을 가르쳤으니 일생을 아시아 복음화에 투신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최 목사를 파송한 것은 세계 선교역사에 있어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2만7436명의 선교사가 세계 각지에서 사역하는 요즘도 협력과 동역에 집중했던 당시 ‘선교정신’은 배울 점이 많다.
50년대 초반 국제선교협의회(IMC)는 ‘아시아 선교는 아시아인들이 해야 한다’는 논의에 집중하고 있었다.
현지 교회와의 철저한 협력사역도 강조했다.
이 같은 정책들은 서구 선교사들에 의한 선교가 한계에 부딪히면서 등장한 일종의 대안이었다.
당시 최신 선교이슈들을 국내에 소개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고 한경직(서울 영락교회 원로) 목사였다.
▲ 최 목사(왼쪽)가 1955년 4월 24일 영락교회에서 고 한경직 목사(오른쪽)의 인도로 선교사 파송 예배를 드리는 모습. 최 목사는 이듬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파송을 받아 태국 선교사로 떠났다.
50년대 진행됐던 각종 국제회의에 한국교회를 대표해 참석했던 한 목사는 “영락교회가 먼저 아시아 선교사를 파송하자”고 결정한 뒤 최 목사를 선발했다.
선교사 교육과 파송은 분열 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총회가 했다.
예장 총회는 59년 합동과 통합으로 찢기는 분열의 아픔을 경험한다.
선교훈련을 마친 최 목사 부부는 이듬해 태국기독교단(CCT)의 선교 동역자로 파송됐다.
첫 선교사부터 현지 교회와 협력에 나선 건 지금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최 목사는 “한국교회는 선교사를 파송하면서 선교지 교회와 상의해야 한다”면서 “선교지와 적절한 관계를 설정하지 않으면 매우 잘못된 결과들을 도출할 위험성이 높다”고 협력 사역을 강조했다.
그의 경험은 예장통합 총회가 ‘에큐메니컬 협력 선교’라는 선교정책의 틀을 다지는 토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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