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남윤 목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총회빌딩에서 조선을 찾은 첫 침례교 선교사였던 말콤 펜윅을 소개하는 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일본제국주의의 서슬이 퍼렇던 1940년대.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의 전신인 동아기독교회 2∼5대 감목(총회장)인 이종덕 전치규 김영관 이종근 목사 등 32명은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해 투옥됐다.
전 목사는 1944년 일제의 고문으로 형무소에서 순교했다.
그해 교단 폐쇄 명령이 내려져 전국 300여곳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서울 여의도 기침총회빌딩에서 14일 만난 박남윤(80) 목사는 대를 이어 교단의 역사와 함께해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23년을 기침유지재단을 위해 근무했고 사무국장을 지냈다.
그의 어머니 권갑년 여사는 동아기독교회 총회가 있었던 함경남도 원산교회의 성도였다.
권 여사는 30대 중반 원산유치장을 드나들며 신사참배 거부로 수감된 이들에게 사식을 전했다.
생전 아들 박 목사에게 당시의 이야기를 생생히 들려줬다.
박 목사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기침 교단이 만든 찬송가에는 하나님을 높여 ‘대왕’이라고 표현한 게 많았다.
이로 인해 1940년부터 일제 헌병대는 동아기독교회 감목과 장로, 성도 등 32명을 ‘불경죄’로 엮어 원산유치장에 투옥했다.
헌병대는 심문에서 이종근 당시 감목에게 “일본 천황이 예수를 믿지 않는다면 일본은 멸망하느냐. 교단 지도자들은 이 내용을 성도들에게 동일하게 지도하는가”라고 물었다.
이 감목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원산교회 김재영 목사는 병환 중에 있으면서도 퇴원한 뒤 자진해 감옥으로 들어갔다.
투옥된 모든 이가 곤봉과 주먹으로 구타를 당하며 아침을 시작하면서도 신앙을 굽히지 않았다.
의자를 든 채 무릎을 꿇게 한 뒤 온몸을 폭행했다.
피가 흘러 옷이 붉게 물들 정도였다.
권 여사는 부둣가에서 명태를 산 뒤 명탯국을 끓여 하루 한 차례 허용된 사식을 수감자들에게 건넸다.
보자기에 담긴 식사를 머리에 이고 유치장까지 몇 시간을 걸어가면 나막신의 끈이 끊어지기 일쑤였다.
그 끈을 고치기 위해 허리를 숙일 수가 없어 그냥 맨발로 걸어갔다고 한다.
횅한 얼굴을 한 수감자들은 권 여사로부터 국을 받아들고 성급히 허기를 달랬다.
32명 중 23명은 이후 기소유예를 받아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
남은 이들은 1943년 5월 관할 함흥재판소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함흥형무소로 이관됐다.
이들은 푸른색 미결수복을 입고 용수로 얼굴을 가린 채 재판소에 다녔다.
헌병대는 조금 느리게 걷는 이를 구둣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재판에선 7명이 집행유예 5년을 받고 풀려났다.
전 목사와 이 감목은 징역을 살았다.
형무소에서는 간수들과 다른 죄수들이 그들을 구타했다.
전 목사는 결국 1944년 2월 고문으로 순교했다.
그해 5월 교단 폐쇄령이 내려졌고 목사들이 순회하며 복음을 전하던 전국 교회 300여곳이 문을 닫았다.
이 감목은 징역을 살다가 이듬해 2월 출소했다.
박 목사는 광복 당시 7세였다.
광복 후에도 많은 이가 공산정권 아래서 순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교단의 2∼5대 감목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겪으며 모두 순교했다.
가정이 무너지고 목숨도 잃었지만 그때는 ‘오직 예수’ 신앙 외에는 아무런 사념이 없었다고 한다.
“신앙의 선조들에겐 예수 믿고 찬양하는 게 삶의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그들은 오직 복음만 생각했습니다.
성경 대신 세상 것을 바라보는 오늘, 그들의 순수한 신앙을 다시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요.”
<국민일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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