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교회.JPG

▲ 192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미국 뉴욕 한인들의 발자취와 역사를 오롯이 품고 있는 뉴욕한인교회. 이용보 목사(작은 사진)는 교인들과 함께 사람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건축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 허드슨강이 내려다보이는 4층 건물에 자리잡은 뉴욕한인교회.


이곳은 1921년 뉴욕 한인이 유학생을 포함해 100여명이던 시절에 20여명의 기독 청년들이 모여 세운 교회다. 


뉴욕한인교회는 미 동부 한인들의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동시에 나라 잃은 서러움을 달래주는 동포들의 근거지 역할을 해왔다. 


세월이 흐르면서 교회 건물도 나이를 먹어 재건축이 불가피했다. 교인들은 역사와 전통은 지키면서 낡은 건물을 새로 고칠 방법을 찾으며 건축헌금을 조금씩 쌓아왔다. 


건물이 재미한인사적지로 지정됐지만 한국정부와 정치권의 재건축 지원 의지는 크지 않았다. 


국가보훈처가 재건축한 뒤 1층을 역사박물관으로 꾸미는데 일부 예산 지원을 약속한 정도다. 


그동안 교인들은 350만 달러를 모았다. 


예상 비용까지 100만 달러가 부족했지만 교회는 재건축에 착수했다. 


지난 6월 28일 그 건물에서 드린 마지막 예배에서 뉴욕한인교회 이용보 목사는 예레미야 29장 10∼14절 말씀을 본문으로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미래와 희망의 계획’이라는 설교를 했다. 


그는 “80년 전 건물 시가 3만5000달러 중 부족한 6000달러를 채우기 위해 20여명의 선조들이 백인 가정에서 파출부로 일하고 조지워싱턴 다리 공사현장에서 막노동을 했다”며 “하루 5달러 벌기도 힘들던 시절 신앙과 조국 독립의 열정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신앙을 본받아 교회의 역사성과 전통을 시대에 맞게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자”며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은 심판이나 재앙이 아니라 평안과 미래와 희망”이라고 격려했다.


그리고 지난 4일 예배 시간. 이 목사는 한 교인이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며 100만 달러(약 11억6500만원)를 헌금한 사실을 전했다. 


교인은 이 목사에게 “20∼30명의 선조의 기도와 수고, 땀과 헌신으로 세워진 교회 건물을 우리가 그동안 사용했듯 이제 우리의 기도와 수고, 땀, 헌신으로 다음세대들에게 희망이 되는 교회 건물을 짓고 싶다”고 밝혔다고 한다. 


기부자는 평생 살면서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너무 커서 그 은혜에 감사하고, 이를 계기로 다른 이들도 건축헌금에 동참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교회는 현재 네 가지 비전을 품고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영감 넘치는 예배를 드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를 만드는 거룩한 공간이 되는 것이다. 


아울러 서재필 이승만 안창호 조병옥 등 쟁쟁한 시대의 인물이 활약했던 역사적 전통을 계승해 신앙 위에서 지금 시대를 섬기는 지도자를 배출하길 기도하고 있다. 


이 목사는 또 “세계문화와 예술 중심지인 뉴욕에서 선한 문화적 영향력을 미치는 동시에 뉴욕 한인의 모든 세대가 머물며 힘을 얻는 공간이 되도록 하려 한다”고 밝혔다. 


건물 내부를 허무는 작업이 한창이다. 

내년 11월쯤 완공될 예정이다. 

한국노컷뉴스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