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번에는 재판이 제대로 이루어질까.
여신도 성추행 논란을 겪고 있는 홍대새교회 전병욱 목사에게 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병욱 목사와 홍대새교회는 지난 12일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평양노회에서 가입 승인을 받아 정식으로 평양노회 노회원이 됐다.
무임목사(목회할 곳이 없는 목사)에서 시무목사가 된 것이다.
홍대새교회의 노회 가입 청원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전병욱 목사와 홍대새교회는 지난 2013년에도 평양노회 가입을 청원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노회는 전 목사의 성추행 논란이 사실인지 여부를 조사하는 게 먼저라며, 가입을 보류한 바 있다.
이번에는 어떻게 가입이 됐을까. 김진하 목사(예장합동총회 평양노회 노회장)는 "전병욱 목사를 제대로 재판하기 위해 가입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예장합동총회 헌법상 무임목사는 재판을 할 수가 없다.
때문에 시무목사로 해놓고 재판을 하겠다는 얘기다.
전병욱 목사 건은 지난 9월 열린 예장합동총회에서도 논의가 된 바 있다.
당시 긴급동의안으로 전병욱 목사 건을 안건으로 올렸으나, 총회는 노회로 넘겼다.
노회에서 재판을 다시 하라는 지시였다.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논란은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교회 바깥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총회 역시 부담이 됐을 터.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같은 식구에게 징계를 내리는 당사자가 되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노회에 짐을 떠 넘겼다.
평양노회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이 재판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
평양노회로서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부담스럽다고 말하지만, 외부의 비판은 사람들이 잊을 때까지 버티면 그만이다.
이들에게는 같은 식구를 징계했다는 내부의 눈흘김을 받는 것보다 차라리 외부의 비판을 받는 것이 더 심적으로 편하다.
평양노회는 지난해에도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논란과 관련, 재판을 시작했으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흐지부지 됐다.
피해자들의 증언을 다 듣고도 전병욱 목사를 치리하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재판국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수치심을 무릅쓰고,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두 번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었겠지만, 용기를 내 진술했다.
하지만 평양노회 재판국원들은 이들의 아픔을 모른 척 했다. 눈물을 닦아주지 않았다.
더구나 평양노회 현직 임원의 아들이 홍대새교회 목회자로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정한 재판을 바라는 분위기는 이미 없어진 지 오래다.
이런 이유로 이번에도 전병욱 목사에 대한 재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
많은 우려에도 김진하 평양노회 노회장은 재판은 공정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 노회장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제게 주어진 일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그래도 총회에서 결정을 해줬으면 우리가 편할텐데 괜히 노회만 부담스럽게 됐다"고 말했다.
예장합동총회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노회보다 상위기관인 총회가 평양노회에 재판을 지시해야 비로소 재판을 시작할 수 있다.
총회장을 비롯한 부총회장, 서기 등이 모이는 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
만약 총회에서 이를 차일피일 미루면 전병욱 목사 재판은 또 다시 물 건너 가게 된다.
총회에서 재판을 시작하라고 공문을 보내면 노회는 임시노회를 개최해야 한다.
여기에서 2~3명의 기소위원을 꾸린 다음, 7명에서 9명의 재판국원을 선정한다.
그래야 비로소 재판을 시작할 수 있다.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논란을 지켜보는 이들은 이번만이라도 제대로 재판을 해주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미 지난 세월 동안 실망했기 때문이다.
교인들로서는 이렇게 확실한 증거와 진술이 있는데, 어떻게 치리가 안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목회자들에 대한 실망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서는 교회에 대한 회의까지 들 정도다.
삼일교회에 다니는 모 집사는 "재판에 참여하는 목회자들이 조금이라도 예수님의 마음을 가진다면 재판은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며 "양심적으로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양노회가 이번에는 제대로 재판을 할까 관심이 쏠리고 있다.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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