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 이야기’란 제목이 정겹다. 슈마허가 말한 대로 ‘작은 것이 아름답다’가 반드시 정답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땅의 현실에서 ‘작은 교회 이야기’는 ‘큰 교회 이야기’ 보다는 훨씬 사람들의 가슴을 뜨뜻하게 할 것이 분명하리라.
이 책은 강원도 부론면에 있는 단강감리교회의 주보인 ‘얘기 마을’의 내용을 엮은 것이다. 25년 전 감신대를 졸업한 한희철 전도사는 70가구 남짓한 단강마을에 내려왔다.
그곳에서 교회를 개척했다. 단강감리교회. 성도 수 20여명의 작은 교회다.
청년 전도사는 단강에서 가정을 이루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살았다.
한 전도사는 1987년 3월25일 교회를 개척한 이후 매주 ‘얘기 마을’이라는 8페이지짜리 주보를 만들었다.
그가 목회하면서 만난 단강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보에 실었다. 바라보이는 곳에 있는 그리운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는 단강을 넘어 국내외로 퍼져갔다.
주보 속에는 헌금함에 돈 대신 꽃이나 호박을 넣은 가난한 성도들, 새참 시간에 밥을 먹지 않고 달려와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교회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소박한 시선들이 담겨 있다.
신기료 할아버지, 김천복 할머니, 승학이네 등 주보 속에 나오는 단강마을 사람들의 이름들이 정겹다.
한 전도사는 이후 목사 안수를 받았고 1992년부터 독일에서 6년간 이민목회를 했다. 현재 부천성지감리교회 담임 목사로 사역 중이다. 모 기독 신문사의 문예공모를 통해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단강마을 이야기가 세상에 드러나는데 일조한 기독교사상 편집주간 한종호 목사는 말한다. “단강에 아로새긴 그의 목회는 순수하고 아름답다. 꾸밈은 온데간데없고, 하나님에 대한 끝없는 신뢰와 사람에 대한 사랑만 어우러진 작품이다.” ‘얘기 마을’ 주보를 외울 정도로 읽고, 또 읽었다는 시 낭송가 허경희씨는 “외롭고 힘들 때 ‘네 마음 다 알아’ 하며 말없이 손잡아 주는 친구 같은 책”이라고 추천했다.

한국노컷뉴스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