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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사형을 구형 받은 죄수였지만 지금은 붕어빵을 팔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장발장 목사’가 있다. 

충북 청주 봉명동의 한 아파트 앞 등에서 8년째 붕어빵을 파는 민학근(62·사진)목사.

‘붕어빵 목사’로도 불리는 그는 목회자로, 봉사자로 생활하며 철없던 시절의 어두운 과거를 지우고 세상에 희망을 나눠주고 있다.

2세 때 어머니를 여읜 민목사는 계모와의 갈등으로 13세 때 가출했다. 

3일 동안 굶고 방황하다 배가 너무 고파 빵을 훔쳤다가 소년원에 발을 들인 것을 시작으로 14년 8개월 동안 전국 16개 교도소를 옮겨 다녀야만 했다.

1989년 언론에 크게 보도된 ‘조직폭력배 두목 치정 살인사건’이 그가 저지른 범행이다. 
전과 9범, 그런 그를 하나님은 버리지 않으셨다.

“사형을 구형 받으며 죽음의 앞둔 사람의 고통을 맛보게 됐습니다. 
절망 가운데 살려 달라고 하나님을 찾게 됐고요. 
평소 괴롭혔던 교회집사인 동료 수용자에게 기독교에 대해 묻고 담안선교회 임석근 목사의 간증을 듣고 감동을 받아 예수님을 영접하게 됐어요. 
그때 목사가 돼 불우이웃을 돌보며 평생 제가 지은 죄를 속죄하며 살겠노라고 결심했습니다.”

교도소에서 중·고교 검정고시를 치르고 예장 합동중앙 통신대학에 입학해 신학공부에 매진했다. 

2004년 9월 출소한 뒤 예장 합동중앙 총회신학교와 신대원을 졸업하고 2008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청주의 한 지하실에 새소망선교회를 세우고 불우이웃 돕기를 본격적으로 실천했다.

동료목사의 소개로 지금의 부인을 만나 결혼한 뒤에는 봉사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부인은 식당을 운영하고 자신은 노점에서 붕어빵을 팔아 번 돈으로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돕고 있고, 또 장애인 목욕봉사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수용자들을 돕는 일에 발 벗고 나섰다. 
수시로 영치금과 옷가지 등을 넣어준다. 

후배 출소자들에게 붕어빵 장사 터를 30여 차례나 물려주기도 했다.

지금도 외부 집회를 할 때가 아니면 늘 붕어빵을 만들어 팔고 있다. 

빵 한조각을 훔쳐 어두운 길에 들어선 그가 붕어빵으로 새로운 삶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연을 아는 이들은 그를 장발장 목사로 부른다.

민 목사는 “올해는 출소한 지 10주년으로 많은 분들이 제가 또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까 염려하시는 줄 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성실하게 살고 있으며 열심히 나눔 사역을 감당할 것”이라고 새해 희망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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