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_목사.jpg 
윤석전 목사
<연세중앙교회담임>

사환은 관청이나 학교, 회사, 가게에서 잔심부름을 시키려고 고용한 사람을 말합니다.

사환이라는 말이 하인이나 종과 같이 낮은 직분의 사람을 가리키지만, 특별히 사환이라는 말은 그 부리는 곳이 어디인지 장소를 명시할 때주로 사용합니다.

어느 학교의 사환, 어느 관청의 사환, 어느 유명한 식당의 사환 등등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임금의 집, 즉 궁궐의 사환이라면 사환일지라도 그 권세가 대단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집, 즉 주님의 몸 된 교회에서 주님의 지체로서 부릴 사환으로 직분자를 세우셨습니다.

조선 시대에 임금의 시중을 들거나 숙직 따위의 일을 맡아보던 내시부 소속 내시는 임금의 몸짓 하나에도 온갖 신경을 집중하다보니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기도 했습니다.

항상 그렇게 몸이 임금을 향해 고정된 내시에게 임금이 "여봐라! 우정승을 들라 이르라!"고 하명하면 내시는 즉식 그 어명을 전달합니다.

그러면 우정승은 하던 일을 멈추고 내시가 전한 어명대로 임금을 알현하고자 움직입니다.

왜 우정승이 하찮은 내시의 말을 듣고 즉시 움직입니까?

내시는 임금의 수족과 같은 자로서 내시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어명 그대로 전달한 것임을 알고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내시가 임금의 사환이기에 그런 대단한 권세가 있는 것입니다.

교회 직분자는 임금이나 대통령 믿에 있는 사환과는 차원이 다른 만왕의 왕이시요, 창조자시요, 인간의 생사회복을 자유롭게 주관하시는 주님 집에서 일하는 사환입니다.

만왕의 왕이신 우리주님이 어떤 분입니까?  그는 근본 하나님이십니다(빌 2:6).
태초에 말씀 한마디로 태양이 있으라 하니까 하늘에 태양이 생겼습니다.

천지 모든 만물을 말씀으로 창조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의 말씀 한마디로 죽은 자가 살아나고, 귀신이 쫓겨나고, 나병환자가 깨끗해지고, 소경이 보고, 앉은뱅이가 걷고, 보리떠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이 먹고, 광풍이 일던 바다가 일시에 잔잔해 졌습니다.

그분의 말씀대로 무엇이든 되게 하는 왕중의 왕이십니다.

그런 전능하신 분께 택함을 받은 사환이 직분자라면 어쩐 자세로 임해야 하겠습니까?

"주여! 내게 어떤 명령이든지 내리소서! 인간의 생각으로는 아무리 불합리한 이치로 보일지라고 내 생각과 지식을 포기하고 주님의 말씀대로, 명령대로 순종하겠습니다. 충성하겠습니다."하고 고백하고 시행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만왕의 왕이신 주님이 나를 불러서 교회 직분자로, 교회 사환으로 쓰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영광스럽지 않습니까?

하나님이 우리를 사환으로 삼으신 것은 아브라함을 사환 삼으신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어느날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고 그를 불러서 사환을 삼으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브라함처럼 하나님과 아무런 경험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부르심을  입은 사환이 아닙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고, 그저 주종관계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육체를 입고 오셔서 우리를 위해 물과 피를 쏟으셨고 그 피로 거듭난 은혜받은 사람중에서 쓰시겠다고 골라 사환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러니 주님과 나와는 신분으로 부자 관계이며, 직분으로는 주인과 사환관계입니다.

즉 자녀중에서 특별히 골라서 기업을 잇게 하려고 사환으로 쓰시는 자 입니다.
이렇게 영광스러운 직분이 사환입니다.

그러므로 직분자는 우리 아버지의 사환임과 동시에 왕의 사환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 둘의 차이는 감히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낳은 후에 택한자입니다. 아버지의 사환임과 동시에 왕의 사환입니다.
그러면 나는 지금 누구의 일을 하고 있습니까?

겉으로는 임금의 일을 하는 사환이지만, 실제로는 우리 아버지의 일을 하고 있으니, 그일이 나의 일이고 내가 바로 상속자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바울이 "자녀이면 또 후사 곧 하나님의 후사요 그리스와 함께한 후사니 우리가 그와함게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될 것이니라"(롬 8:17)고 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직분자는 영광스러운 사환입니다.

우리는 세상 나라의 사환이 아니라 아버지 나라의 사환입니다. 하늘나라 임금의 사환입니다.

우리가 이땅에서 사환의 일을 마치고 하늘나라에 갔을때 하나님의 자녀로서 사환으로서 충성한 것 때문에 받는 보상과 아름다운 지위는 인간의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이 황홀한 것입니다.

그런데 죄와 지옥에서 예수로 구원 받았기에 마땅히 직분을 받아서 주의 일을 해야 할 사람이 직분을 안받으려고 한다면 이는 큰 문제입니다.

그런 사람은 하나님의 일을 내 던지는 배신자 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구원받은 은혜를 전혀 모르기에 감히 거절하는 것입니다.

"내가 너를위해 십자가에 달려 피흘려 죽어 너를 죄에서 구원했는데 네가 나를 배신하느냐?"하는 주님의 한탄하시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교회에서 주의 일을 하는 우리가 할 일 없는 사람으로 보일 것입니다.

세상이 얼마나 바쁜데 교회가서 그렇게 시간을 다 버리느냐고 비웃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의 일은 대통령의 업무보다 더 큰일입니다.
주의 일은 천사도 흠모할 만한 엄청난 일입니다.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죄와 사망과 지옥에서 구원하신 구세주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영혼의 때의 영원한 면류관이요, 쇠하지 않는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연세중앙교회담임목사>

한국노컷뉴스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