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하 원장
신학교의 위기 시대다.
최근 주요 신학교 중 학내 분규, 소속 교단과의 갈등 등의 문제로 잡음이 없는 곳을 찾기 어렵다.
경쟁률 미달, 재정난 등의 어려움도 겹쳐 일부 신학교는 정원을 감축하거나 교육과정을 통폐합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수 신학교들이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총회장 김상석 목사)의 하나뿐인 직영 신학교인 고려신학대학원(원장 신원하 교수)은 큰 내홍 없이 묵묵히 신학생 교육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 29일 충남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신원하 원장을 만나 고려신학대학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사명을 짚어봤다.
고려신학대학원의 전신은 1946년 9월 20일 부산에 설립된 ‘고려신학교’다.
일제 당시 신사 참배를 거부하며 투옥됐던 손양원 주남선 한상동 목사 등이 평양신학교의 개혁주의신학 노선 계승을 표방하며 세웠다. 당시의 정신은 오늘날 ‘순교자적 이념을 가진 목회자 양성’이라는 교육이념으로 남았다.
이후 1998년 9월 현재 위치로 캠퍼스를 옮겨왔다.
고려신학대학원 신학생들의 교육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지난해 2월 기독교연합신문(사장 양병희 목사)과 개혁주의생명신학실천신학회(회장 김태규 목사)가 발표한 신대원생 인식 설문조사에서 고려신학대학원은 가장 만족도가 높은 학교로 선정됐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90.5%로 장신대(47.9%) 총신대(44.3%)보다 월등히 높았다.
특히 장학제도에 대한 만족도(95.2%), 교육 과정에 대한 만족도(90.5%)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논란을 낳고 있는 명성교회 세습, 동성애 등의 이슈는 정통개혁주의를 표방하는 고려신학대학원에도 큰 숙제다.
신 원장은 “교회는 예수님처럼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들의공동체”라면서 “세습은 십자가의 길이 아니다.
오늘날 교회가 세상과 다른 게 무엇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동성애에 대해서는 “개혁주의 신학에서 동성애는 단순한 성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법칙을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심각한 범죄”라며 “교회 내에서 동성애를 옹호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여서는 안 되지만 자기 성향을 벗기 위해 노력하려는 경우에는 힘써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원장은 이 시대의 가장 큰 우상은 맘몬(재물)과 자아 중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교회가 세상과 타협해 양적 성장주의라는 경영논리에 빠졌다. 강단에서는 자아 충족을 위한 설교만 전한다”며 “성도들이 자아중독에서 벗어나도록 돕고 하나님만이 진정한 위로자라는 진리를 전하는 목회자를 길러내는 게 고려신학대학원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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