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구세군두리홈.
이곳은 한국구세군이 미혼모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운영하는 시설로, 20여명의 미혼모들이 생활하고 있다.
두리홈 인근에 거주하는 임순자 씨(사진)는 올해로 9년째 정기적으로 두리홈을 방문해 미혼모들에게 비즈공예를 가르치고 있다.
“크리스탈은 각이 지잖아. 각이 지면 손에 눌려서 나중에 조금 안좋더라고. 이건 동글동글하니까 이 진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비즈 교육 봉사는 우연한 기회로 시작됐다.
자신의 아이와 비슷한 또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봉사를 하던 중 두리홈을 소개받았고, 이곳에서 미혼모들과 함께 책읽기를 하려다 책보다는 만들기를 좋아하는 미혼모들의 반응을 보고 시작해 9년째 이어오고 있다.
비즈공예 강사, 자원봉사자 임순자씨는“친근해지면 여러가지 농담도 하고, 제가 아이 키우면서 ‘꼭 해야 될 것’, ‘하지 말아야 될 것’ 이런 걸 중간 중간 이야기를 해 주면서 서로 공유하고, 힘든 점 있으면 얘기도 하고 이러니까 . 그게 보람되고 재미있어요. 저 나름 재미있어요”라고 말했다.
두리홈에서 생활하는 미혼모들에게 비즈공예는 심리안정을 돕는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구세군두리홈 복지사 안지혜씨는“미혼모라는 이름으로 아픈 마음들을 비즈공예를 통해서 이야기 나누면서 치유도 되고, 또 (임신중) 아이에 대한 태교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2주에 한번 한시간 남짓 진행되는 비즈공예 수업은 미혼모들에게 작은 성취감도 안겨준다고 설명했다.
임씨는“어떤 친구들은 자기가 태어나서 처음 만들어봤다는 친구들도 있어요. 그러면서 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런 성취감을 맛보게 할 때 그럴 때 되게 보람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9년 동안 꾸준히 봉사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임 씨는 단순히 집이 가까워서 할 수 있었다고 답하면서도, 자신이 봉사로 나눠주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임씨는“결코 이 친구들에게 나눠준다고 해서 제가 다 주는 게 아니에요. 분명히 제가 받는 게 더 많거든요. 뿌듯함을 얻고 내 마음에.. 비워내는 만큼 담아지는 것들이 여러가지로 많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임 씨를 비롯한 봉사자들의 헌신은 두리홈을 거쳐가는 미혼모들에게 작지만 큰 용기를 심어주고 있었다.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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