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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이 가득 드리운 10일 오전. 올해 104세인 방지일 목사 등 70대 이상의 원로목사 32명이 100여명의 성도와 함께 서울 평창동 삼각산(북한산) 기슭에서 통성기도를 드렸다.

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한기원) 소속인 원로목사들은 한국 교회가 거룩함을 회복하고 전도의 열정을 되살릴 수 있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주여, 주여….” 두 손을 들고 드린 통성기도는 한참이나 계속됐다.

이날 통성기도는 오는 7월 전국 16개 시·도에서 열리는 ‘한국 교회와 목회자 갱신을 위한 회초리 기도대성회’ 기자회견의 1부 예배에서 드려진 것이었다.

예배에서는 ‘예수의 피로 세우신 교회를 여러 갈래로 분열시키는 죄를 지었습니다’ ‘교계의 장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제사장과 레위인처럼 이웃사랑 외면하는 죄를 지었습니다’는 등 15개 항목의 회개기도문도 낭독됐다. 

한국범죄예방국민운동본부(KCPN) 대표회장 강영선 일산순복음영산교회 목사는 설교에서 “느헤미야 선지자의 구국기도처럼 한국교회와 나라를 위해 부르짖을 때”라고 강조했다.

2부 기자회견에서 방 목사는 “나부터 회초리를 맞아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세상 사람들의 잘잘못을 논하기 전에 나 자신이 먼저 가슴을 찢고 통회하는 마음으로 회개해야 한국교회가 회복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힘이 있었다. 

방 목사는 “교회지도자들의 도덕성 추락과 연합기관의 사분오열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며 자성(自省)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KCPN 사무총장 배영주 목사는 “이곳 삼각산은 수십 년 전부터 한국교회에서 ‘능력의 봉우리’ ‘눈물의 동산’ ‘기적의 동산’으로 불린 곳”이라며 “수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이곳에서 하나님을 만나려고 기도의 줄을 붙잡았던 것처럼 우리도 전심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기원 대표회장 최복규 목사는 “회초리 기도대성회는 ‘나부터 회개’ 운동을 벌이는 것”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한기원 직전회장 강만원 목사는 “더 용서하고 양보하며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해 더 이상 그리스도의 몸을 찢는 것 같은 비극이 한국교회에 일어나지 않도록 뜻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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