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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 입시에 지원한 학생들이 지난해 대학 캠퍼스를 걷고 있다.

 

이중직 목사가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원인은 목사 공급과 수급 사이의 불균형이다. 

목사는 많은 데 반해 임지가 부족해 야기되는 현상인 셈이다. 

기존 교회에서 부목사나 담임목사로 사역할 기회도 점차 줄고 있다. 

갈 곳 없는 목사들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교회를 개척하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결국 이중직에 들어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합동, 백석,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소속 신학교를 졸업하는 예비 목회자만 해도 매년 3000명 가까이 된다. 

여기에 기타 교단 신학교 출신까지 합하면 연간 1만명 가까운 예비 목회자가 배출되지만, 한국교회는 이들을 수용할 능력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이중직을 택할 수밖에 없는 목사들은 텐트를 만들며 선교했던 사도 바울의 이중직과는 출발부터 다르다. 

이중직 목사를 위한 지원책과 함께 근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시급한 과제는 신학교 정원을 현실에 맞게 줄이고, 각 교단도 목사 수를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등 해법을 내는 것이지만 저항도 크다.

경기도 성남의 A교회 부목사는 "46세로 담임 목회를 시작할 나이지만 갈 곳이 없다"며 "나이가 많아 거취를 정해야 하지만 솔직히 개척은 엄두가 나지 않고 담임 목회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 보면 상가를 빌려 개척을 하더라도 코로나19 여파로 전도가 어렵다 보니 교인이 전혀 늘지 않아 결국 이중직을 하는 경우가 많더라"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매우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인과 목사 수의 불균형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예장통합 총회 통계위원회가 지난 9월 열린 제106회 정기총회에 보고한 교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예장통합 소속 교인은 239만291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1만4066명이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같은 기간 목회자는 275명 증가한 2만105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장합동은 더 심각하다. 

106회 총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회 소속 교인은 238만2804명으로 전년 대비 17만3378명 감소했다. 

반면 목사 수는 같은 기간 622명 증가한 2만5477명으로 나타났다.

기감은 최근 입법의회에서 감신대와 협성대, 목원대 신학대학원을 2024년까지 통합한다고 결의했다. 

기감 관계자 B씨는 "결의는 했지만 각 신학교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며 "예장통합이나 합동도 모두 신학교 통폐합을 통한 공급 조절에는 공감하면서도, 학교 간 이해관계에 따른 저항으로 엄두도 못 내는 거로 알고 있다. 심각한 상황이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조성돈 실천신대 교수는 "신학교들이 경영 측면의 고민이 크다 보니 과감한 결정을 못 하는데 목사 후보생 정원을 줄인 뒤 교인이나 목회자 재교육을 통해 부족한 예산을 보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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