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한국에 온 호러스 언더우드, 헨리 아펜젤러, 메리 스크랜턴, 로제타 홀 등 미국의 선교사들은 학교와 병원을 지었다…."
상·하원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한국에 기독교를 전파하고 근대화를 이끈 미국 선교사들의 이름이 한 명 한 명 호명됐다.
지난 27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다.
교계에서는 국제 무대에서 대통령이 이 같은 언급을 한 데 대해 이례적이면서도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을 일깨워줬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대한민국 헌법의 기초가 된 자유와 연대의 가치는 19세기 말 미국 선교사들의 노력에 의해 우리에게 널리 소개됐다. 그 후 우리 국민의 독립과 건국 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초창기 한국 땅을 밟은 선교사들을 언급했다.
호러스 언더우드(1859~1916)와 헨리 아펜젤러(1858~1902) 선교사는 한국에 개신교를 전파한 주인공들이다.
메리 스크랜턴(1832~1909)은 한국에 온 최초의 개신교 여성 선교사로 이화학당(이화여대 전신)을 설립했다.
우리나라 첫 여성병원을 만든 로제타 홀(1865~1951) 선교사는 한국 근대 여성 교육의 선구자로 일컬어진다.
윤 대통령은 이들 선교사에 대해 "미국의 선교사들은 학교와 병원을 지었다.
특히 이들은 여성 교육에 힘썼고 그 결과 한국 역사상 최초로 여성들이 교육 언론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 활동에 진출하는 기반을 닦아줬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이전에 미국 상·하원 의회에서 연설한 전직 대통령은 이승만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등 5명이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미 의회 연설에서 기독교의 중요성과 역할을 언급한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박명수 서울신대 명예교수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독교는 그동안 한국의 근대화와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음에도 제대로 조명받거나 인정받지 못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윤 대통령이 한국을 위해 헌신한 미국 선교사들의 역할을 제대로 짚어준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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