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득이 방문해야 한다면 기독교인다움을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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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순 목사

 
Q: 선거철이 되면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인들이 각 종교단체를 찾아갑니다. 기독 정치인이 사찰을 찾아가는 것은 어떤지요.
 
A: 오고 가는 예방을 탓하거나 금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치인이 교회나 사찰을 방문하는 것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방문 자체만으로 표가 쏟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유권자도 정치적 역량이나 리더십과는 상관없이 같은 종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종교 지도자를 뽑는 게 아닌 나라를 위해 일할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기독 정치인이 종단본부나 사찰을 방문하게 될 경우 사전 조율이 필요합니다. 
먼저 방문의사 전달과 함께 자신이 기독교인임을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방문이 성사되면 기독교인으로서 지켜야 할 '선'을 넘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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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오면 기독교인, 사찰에 가면 불자, 성균관에 가면 유생, 심지어 무속단체까지 기웃거리는 정치인이라면 정치소인에 불과합니다. 
불교 정치인이 기독교 단체나 교회를 방문할 수도 있습니다. 
방문은 방문일 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구라도 예방과 답방은 가능하니까요.
우리에겐 천의 얼굴을 가진 지도자보다는 소신과 진정성 있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오래전 종교지도자 모임에서 불교 대표가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단풍철이 되면 수많은 관광팀이 산과 사찰을 방문합니다. 
그런데 기독교인은 사찰 경내에서 떠들고 여기저기 살피며 기념촬영을 하는가 하면 또 어떤 팀은 둘러서서 기도까지 한다며 예의를 지켜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입장을 바꿔보겠습니다.
불교인들이 사전에 예고도 없이 교회를 구경한다며 찾아와 떠들고 이곳저곳 기웃거리고 큰 소리로 불경을 외운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단풍 구경이라면 사찰을 방문할 필요가 없습니다. 
종교 이념이나 신앙을 떠나 기본적인 예의는 지키는 게 옳습니다. 
의도적으로 비난한다든지 공격하는 것도 바람직한 처사는 아닙니다. 
삶의 현장에서 우리 모두 기독교인다움을 지키면 좋겠습니다.
신앙생활 중 궁금한 점을 jj46923@gmail.com으로 보내주시면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가 이 지면을 통해 상담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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