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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리우(Rio)'' 올림픽이 개막되었다. 


우리가 리우 데자네이루 혹은 리오데자네이로라고 말하지만 사실 브라질은 포루투갈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히우지자네이루라고 읽어야 한다.


그 리우는 나폴리, 시드니와 함께 세계 3대 미항이다. 1763년에서 1960년까지는 브라질의 수도였다. 2012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도시다. 


그리고 2년 전 월드컵이 열린 후 남미대륙에서는 122년 만에 최초로 금년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도시가 되었다. 이렇게 봐서는 리우는 정말 대단한 도시다.


그런데 올림픽 개막과 함께 세계의 손님들이 구름처럼 몰려들면서 욕도 바가지로 먹고 있다. 우선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스타일을 구겼다. 


로리 맥길로이나 제이슨 데이같은 골프 수퍼스타들이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올림픽 출전을 거부하고 나왔다. 


개막식 예산이 베이징 올림픽의 20분의 1이라느니 ‘가장 부끄러운 올림픽’으로 남게 될 것이라느니 여기저기서 아직도 경기장 공사의 망치소리가 들린다느니 걱정과 빈정대는 소리로 가득하다.

해변과 수상경기장 수질상태가 미국보다 무려 170만 배 이상 박테리아에 오염되어 세 컵 정도의 물을 마시면 복통, 호흡기 증상 등 심각하게 건강을 위협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나도 그 유명한 코파카바나 해변의 모래사장을 맨 발로 걸어 본 적이 있지만 그 환상적인 해변에 가서 가게에 차고 넘치는 병 물을 놔두고 왜 바닷물을 세 컵 씩 들이켜야 하나요?


브라질 첫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가 탄핵심판을 받아 국가 원수 없이 세계인의 축제를 주최하다 보니 최악 조건에서 열리는 올림픽이요, 특히 테러와 위생, 범죄가 가장 큰 골칫거리로 지적받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브라질이란 나라가 도매금으로 싸구려 취급받을 나라는 결코아니다.


브라질은 현대와 원시가 공존하고 선진국과 최빈국의 극단적 두 얼굴을 가진 나라다. 


아마존은 아직도 신석기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 최대도시 쌍파울은 세계를 앞서가는 유행의 도시, 결코 뉴욕 맨하탄이 부럽지 않은 도시다.


한마디로 브라질은 땅 부자다. 


러시아, 캐나다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5번째로 국토가 넓다. 땅이 넓다보니 자원 부자의 나라이기도 하다. 


수출 세계 1위 품목도 수두룩하다. 사탕수수, 커피, 오렌지쥬스, 쇠고기, 닭고기 등이 그런 것이다. 

한국 시골 아줌마들도 밭에서 풀을 뽑다 브레이크 타임에 즐기는 게 브라질 커피다. 브라질 커피는 가히 국제적이다. 


축구황제 펠레의 나라이자 축구의 나라요, 삼바와 카니벌의 나라다.


세계 7대 자동차 생산국가이고 세계 3위 항공기 회사도 브라질에 있다. 


그래서 ‘내일의 나라’라고 알려져 왔다. 경제적으로 떠오르던 브릭스(BRICs), 즉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가운데 ‘형님국가’처럼 취급받기도 했다.


이 나라의 극단적 두 얼굴은 결국 극단적 빈부격차로 나타난다. 부자 10%가 국부의 50%를 차지하고 있고 인구의 13%가 하루 1달러로 살아가는 절대빈곤층도 존재한다. 그래서 어느 경제학자는 브라질은 ‘벨린지아’라고 부르기도 했다. 국토는 좁지만 부자의 나라 벨기에와 땅은 넓지만 세계적 빈곤국가 인도의 합성어로서 빈부격차를 표현하는 말이었다.


아마존 유역의 중심에 있는 마나우스란 도시에 가면 루이비통, 샤넬, 몽블랑, 폴로와 같은 명품 시장이 있는가 하면 거기서 강을 따라 1시간만 나가면 여인들도 웃통을 벗은 채 반나체로 살아가는 원주민들도 있다. 


그 1시간 사이에 몇 백 년의 세월차가 느껴진다.


빈부의 격차는 곧 계층간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브라질은 정치불안과 사회불안 때문에 결국 ‘미래의 땅’이라던 세계의 부러움을 잃게 되었고 급기야 이번 리우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이런저런 국제망신을 당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나는 금년 리우 올림픽은 인류의 평화와 화합에 크게 기여하는 성공적인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왜냐고요? 리우엔 ‘그리스도, 더 리디머’란 거대한 예수상이 그 도시를 품에 안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수상은 한낮 조각품에 불과하다.


그러나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뽑히기도 했던 예수상을 건립한 그 옛날 리우 시민들의 신앙심과 브라질 국민들의 예수사랑 정신이 아직도 역사의 물줄기를 따라 도도하게 그 도시를 가로지르고 있을 것이라 느껴진다.


폴란드계 프랑스 조각가 폴 란도프스키가 조각한 이 예수상은 제작비용 25만 달러를 들여 1926년부터 1931년까지 5년에 걸쳐 완공한 것이다. 


2008년 2월 어느 날 강한 벼락이 이 리우의 랜드마크가 된 예수상에 떨어진 적이 있다.  이날 번개로 부근의 나무들은 넘어졌지만 놀랍게도 조각상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이렇게 벼락까지 버텨온 예수상은 제31회 올림픽의 수호신처럼 지금 코르코바도 산 정상에 버티고 서 있다. 


그 예수상은 단지 상징에 불과하지만 지금도 역사의 지평을 열어 가시는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켜주실 것이다.


준비 미흡 어쩌구 너무 브라질 타박하지 말고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리우 올림픽의 위대한 신기록들을 기대해 보자.


<크리스찬위클리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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